김영삼대통령은 31일 "이번 한보사태에 따른 근거없는 악성소문으로
자금난에 몰리는 기업들이 있다"며 "정부는 능력있는 기업들이 이런 악성
소문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이날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주재, 한승수
부총리겸 재경원장관 등으로부터 한보사태 관련 대책을 보고받은 뒤 "이번
한보부도 사태는 기업측의 외부차입에 의한 무리한 사업추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동중인 한보철강공장은 생산이 원활하도록 지원하고
공사중인 공장은 엄정한 실사를 통해 타당성이 입증되면 계획대로 완공
되도록 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하청 중소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아파트 입주예정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 추진하라"고 말하고 "이번 사태로
고용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설날을 앞두고 근로자의 임금이 체불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이번 사태로 우리 금융제도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
금융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경제각료들은 이번 사태를 면밀히
검토, 금융개혁위원회와 협조함으로써 제도개혁을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부총리는 금융기관 자금관리단의 자금지원과 포철위탁관리
를 통해 연내에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공사가 마무리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와관련, 재경원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들이 공장완공때까지 1조원 안팎의
추가자금을 빌려줘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또 <>한보철강및 하청업체등에 설전까지 1천억원을, 설이후 내달말
까지 4천7백억원을 긴급 지원하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고 <>공장조기 완공및 하청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대책 홍보를 강화
하겠다고 밝혔다.

안광구 통상산업부장관은 오는 8월과 10월에 준공예정인 직접환원철공장
(DRI)과 용융환원제철공장(코렉스), 제강및 열연공장(준공 4월)등은 완공후
에도 정상가동까지 약 1년이 소요돼 내년말 이전까지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 최완수.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