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 계열사 부도등으로 인해 30대 기업집단 지정을
해제할 사유가 발생하면 법정관리 신청때 바로 30대 기업집단에서 제외키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서동원독점국장은 31일 "한보철강 부도로 한보그룹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이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30대그룹 지정을 제외하려면
법원의 회사정리절차 개시명령이 나와야 가능하다"면서 "따라서 그룹붕괴와
기업집단 제외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어 이를 보완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법정관리 신청은 사실상 해당 기업의 붕괴로 볼 수 있다는
판단하에 30대 기업집단 지정 해제시점을 법정관리 신청시점으로 규정,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영시켜 오는 4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30대 기업집단은 전년도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4월 1일자로 지정되므로
한보그룹의 경우 법원의 회사정리절차 개시명령이 늦게 나온다고 해도
4월부터는 30대 기업집단에서 제외된다.

그에따라 자산규모가 큰 다른 그룹이 30대 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된다.

공정위는 그러나 30대 기업집단이 지정된 이후에는 계열사 부도등으로
30대 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그룹이 생기더라도 다른 그룹을 바로 신규
지정하지 않고 다음해 4월 1일에 지정키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한보철강 부도로 위장계열사 혐의가 짙어진 세양선박등에
대해선 부도파문에 따른 검찰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실태파악을 벌일 방침
이다.

공정위는 그러나 세양선박등이 계열사로 판명된다 해도 공정거래법의 신고
의무위반등에 따른 제재조치는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계열사로 판명되면 채권자들의 채권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