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술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류업체들의 술판매액은 모두 5조6백억원.

95년의 4조5백억원보다 무려 1조1백억원(24.9%) 늘어난 규모다.

경기침체에도 술시장이 이처럼 고도성장한 것은 고급소주와 고급양주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난데 기인한다.

먼저 소주시장을 보자.

지난해 소주업체들의 총 판매액은 1조5백억원으로 20.6% 증가했다.

95년에 3.1%의 감소세로 돌아서 "소주의 시대는 끝났는가"하는 의문이
제기됐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반전이다.

업체별로는 참나무통맑은소주로 고급 소주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한 진로가
95년보다 7.65% 늘어난 4천4백억원으로 국내 소주시장의 45.6%를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소주를 앞세운 두산경월은 1천5백억원으로 규모는 진로에 미치지
못했으나 신장률(22.7%)에서는 진로를 크게 앞섰다.

보해양조도 김삿갓의 히트로 95년보다 매출액이 무려 41.3% 늘어난 1천2백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위스키는 전체 판매액이 전년대비 48.8%나 늘어난 9천3백억원을 기록,
1조원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해 위스키시장의 특징은 프리미엄 고급위스키가 스탠더드 위스키를
압도한 점.

고급위스키 판매는 95년 2천억원에서 지난해 5천3백억원으로 2배이상
늘어났다.

반면 10년산 이하의 스탠더드위스키는 4천2백억원에서 4천억원으로 감소
했다.

선두업체인 두산씨그램이 썸싱, 패스포트 등 스탠더드위스키의 꾸준한
판매로 3천8백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진로는 임페리얼클래식의 판매호조로
2천9백억원을 기록했다.

조선맥주의 하이스코트는 15년산 딤플을 내세워 95년 6백억원에 불과했던
위스키 매출액을 1천8백억원으로 3배로 늘렸다.

맥주시장은 소주나 위스키와 달리 판매부진을 면치 못했다.

작년 7월 8% 가격인상 등으로 금액은 2조5천5백80억원에서 3조8백억원으로
증가했으나 물량은 1억7천만상자(5백ml, 20병)로 95년의 1억7천3백만상자에
비해 3백만상자가 감소했다.

조선맥주는 지난해 1조3천8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30년만에 맥주업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OB맥주는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3위업체인 진로쿠어스는 5천억원
어치를 팔았다.

< 서명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