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29) 제1부 : 압구정동 지글러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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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그가 너무나 여성 골프연습자나 골프광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감히 왕처럼 받들어 모시고 있다.
모든게 장삿속이 아닌가.
"이봐, 림가야. 오늘 너 바람 안 놓지?"
소대가리 형님이 불안해져서 다그친다.
"형님, 그 여자 입맛 없어. 너무 노랭이래니까, 형님. 솔직히 백만원
한장이 문제유? 나도 이젠 콩알만한 오피스텔은 면해야 될 거 아니유.
아니, 안 할 말로 형님 말씀처럼 에이즈가 판을 치구 있수. 나도 목숨
걸기는 마찬가지유.
백옥자같은 여자를 소개해줘.백옥자의 반만 돼도 참겠어.
이건 아주 프로에다가 과거에 무얼 한 여잔지, 그거 새우젓장사 아니면
술장사 하던 늙은 귀신 아닌가 몰라"
"임마, 전직이 교사야. 그런 소리 말어"
"맞어요,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댔어. 그러니까 쏘금 내뿜는
자린고비지"
그러먼서 지영웅은 그녀가 다이아몬드 귀고리도 구멍을 뚫어서 기차게
단단히 달고 다니고, 비싼 시계를 차고 풀어놓는 법도 없고, 지갑을 어디다
넣고 다니는지 훔칠 재간이 없는 여자임을 상기한다.
바늘이 들어갈 구멍도 없는 알루미늄 지갑 같은 여자다.
"형, 나 그 여자는 싫어"
"싫으면 그만 두렴. 뉴올리언즈에 근무하는 바텐더 녀석 십대야.
식은 죽 끓는 죽 안 가리는 애송이가 있어. 그 애한테 연결해줄까?
너 정말 싫어?"
그는 엄포인지 정말인지 아리송한 말을 해서 그를 겁나게 해준다.
"알았어, 형. 오늘 한번만 더 나가주지. 형의 체면보고 나가는 거야.
국물이 있어야 기분이 나지.
우리가 화대갖구 살우? 나두 인제 누구 말이 아니더라도 서서히
은퇴해야 될 때가 된 것 같아.
형 이 십오평짜리 오피스텔 가지고 어떻게 은퇴하우. 안 그래? 나 좀 잘
부탁하우. 백옥자 같은 대어를 꼭 부탁해요.
나도 만수형처럼 이십대 과부라두 당첨에 걸리든가, 무슨 수가 있어야
되겠어"
그들의 세계에서는 최고로 수지맞는 장사가 복권에 당첨됐다고 말하는,
즉 돈 많은 과부에게 장가를 가든가, 이혼녀를 만나서 상속을 많이 받는
행운을 얻든가 해야 이 세계에서 발을 빼는 것이다.
제일 골치 아픈 것이 유부녀의 남편에게 들켜서 쇠고랑을 차는 일인데,
그런때 그들은 지옥 갔다 왔다고 말한다.
한때는 안가에 갔다 왔다고 했는데 요새는 지옥 갔다 왔다고 고전적으로
표현한다.
염라대왕이 불알을 잘라 불고기를 해 잡수시겠다고 해서 "따님을 가지고
계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염라대왕께서 "임마, 우리는 여자에게 혼이
나서 여자하고는 말하는 것도 싫어한다"
그러더라. 그래서 "염라대왕께서는 그럼 호모요?" 하고 물었더니 "나는
무성이다" 하더라구. 중성인가 봐.
지영웅과 소대가리 형님은 가끔 전화로 상담도 하고 농도 하는데
소대가리 형님은 24시간 영업을 하는지 늘 휴대용 전화기를 열어놓고
남자도 소개하고 신사에겐 여자도 소개하는 마음씨좋은 그들의 좋은
복덕방이다.
지금도 지영웅은 소대가리 형님에게 자기의 속사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
감히 왕처럼 받들어 모시고 있다.
모든게 장삿속이 아닌가.
"이봐, 림가야. 오늘 너 바람 안 놓지?"
소대가리 형님이 불안해져서 다그친다.
"형님, 그 여자 입맛 없어. 너무 노랭이래니까, 형님. 솔직히 백만원
한장이 문제유? 나도 이젠 콩알만한 오피스텔은 면해야 될 거 아니유.
아니, 안 할 말로 형님 말씀처럼 에이즈가 판을 치구 있수. 나도 목숨
걸기는 마찬가지유.
백옥자같은 여자를 소개해줘.백옥자의 반만 돼도 참겠어.
이건 아주 프로에다가 과거에 무얼 한 여잔지, 그거 새우젓장사 아니면
술장사 하던 늙은 귀신 아닌가 몰라"
"임마, 전직이 교사야. 그런 소리 말어"
"맞어요,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댔어. 그러니까 쏘금 내뿜는
자린고비지"
그러먼서 지영웅은 그녀가 다이아몬드 귀고리도 구멍을 뚫어서 기차게
단단히 달고 다니고, 비싼 시계를 차고 풀어놓는 법도 없고, 지갑을 어디다
넣고 다니는지 훔칠 재간이 없는 여자임을 상기한다.
바늘이 들어갈 구멍도 없는 알루미늄 지갑 같은 여자다.
"형, 나 그 여자는 싫어"
"싫으면 그만 두렴. 뉴올리언즈에 근무하는 바텐더 녀석 십대야.
식은 죽 끓는 죽 안 가리는 애송이가 있어. 그 애한테 연결해줄까?
너 정말 싫어?"
그는 엄포인지 정말인지 아리송한 말을 해서 그를 겁나게 해준다.
"알았어, 형. 오늘 한번만 더 나가주지. 형의 체면보고 나가는 거야.
국물이 있어야 기분이 나지.
우리가 화대갖구 살우? 나두 인제 누구 말이 아니더라도 서서히
은퇴해야 될 때가 된 것 같아.
형 이 십오평짜리 오피스텔 가지고 어떻게 은퇴하우. 안 그래? 나 좀 잘
부탁하우. 백옥자 같은 대어를 꼭 부탁해요.
나도 만수형처럼 이십대 과부라두 당첨에 걸리든가, 무슨 수가 있어야
되겠어"
그들의 세계에서는 최고로 수지맞는 장사가 복권에 당첨됐다고 말하는,
즉 돈 많은 과부에게 장가를 가든가, 이혼녀를 만나서 상속을 많이 받는
행운을 얻든가 해야 이 세계에서 발을 빼는 것이다.
제일 골치 아픈 것이 유부녀의 남편에게 들켜서 쇠고랑을 차는 일인데,
그런때 그들은 지옥 갔다 왔다고 말한다.
한때는 안가에 갔다 왔다고 했는데 요새는 지옥 갔다 왔다고 고전적으로
표현한다.
염라대왕이 불알을 잘라 불고기를 해 잡수시겠다고 해서 "따님을 가지고
계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염라대왕께서 "임마, 우리는 여자에게 혼이
나서 여자하고는 말하는 것도 싫어한다"
그러더라. 그래서 "염라대왕께서는 그럼 호모요?" 하고 물었더니 "나는
무성이다" 하더라구. 중성인가 봐.
지영웅과 소대가리 형님은 가끔 전화로 상담도 하고 농도 하는데
소대가리 형님은 24시간 영업을 하는지 늘 휴대용 전화기를 열어놓고
남자도 소개하고 신사에겐 여자도 소개하는 마음씨좋은 그들의 좋은
복덕방이다.
지금도 지영웅은 소대가리 형님에게 자기의 속사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