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제품의 무관세화를 목적으로 하는 정보기술협정(ITA)이 타결됨에
따라 컴퓨터 통신기기 반도체등의 관세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인하된다.

통상산업부 이석영 통상정책국장은 3일 "미국 일본 EU등 14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31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린 정보기술협정회의에서 정보기술
제품 2백2개에 대해 오는 2000년까지 관세율을 완전 철폐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협정이 타결됨에 따라 협정 가입국들은 해당품목에 대해 <>오는
7월1일 <>98년 1월1일 <>99년 1월1일 <>99년말등 네차례에 걸쳐 관세를
일정률씩 낮춰 2000년 1월1일부터 관세를 없애야 한다.

이국장은 그러나 우리의 경우 관련품목들의 실행세율이 대부분 8%여서
실제 관세율은 99년 1월1일부터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정보기술협정(ITA)이 타결됨으로써 컴퓨터 통신기기 반도체등이
국경없는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통신장비나 컴퓨터등 개발단계에 있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품목은 따라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ITA협정이 타결됐다고 해서 우리의 정보기술시장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 제품은 하이테크인 만큼 질을 통한 경쟁, 즉 비가격부문 경쟁이다.

그런만큼 관세가 경쟁력을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우 이미 관세율을 상당폭 낮추어놓은 상태여서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리의 주력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시장잠재력이 커지는 이득을
누릴수 도 있다.

ITA에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등이 참여했거나 조만간 참여하게 되는
점도 반사이익에 속한다.

시장이 그만큼 확대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걸음마단계여서 경쟁력이 약한 컴퓨터나 통신기기분야이다.

일부 품목에서 관세철폐기간을 연장받긴 했으나 아직 경쟁력이 딸리는
분야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남아 있는 2년가량의 기간을 활용, 정보기술제품의
유통경로 수입채널등에 대한 연구를 벌여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