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마크를 따라''

최근들어 ''NT(신기술) 마크'' ''EM(우수기계류 부품소재) 마크'' ''KT(국산
신기술) 마크'' 등 기술관련 인증마크를 획득하려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외 경쟁에서 ''기술개발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이 중소업계에 확산되면서 기술마크획득을 통해 개발기술에 대한
공신력도 높이고 판로를 넓히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청산하 국립기술품질원이 시행하고 있는 NT마크는 획득업체가
95년 28개업체(28개품목)에서 96년 33개업체(34개품목)로 늘어났다.

올들어 1월에만 대한메디칼시스템 신도오에이 스톤판넬산업 대일피에프티
등 4개업체가 NT마크를 따냈으며 현재 83개에 달하는 중소제조업체(92개품목)
가 신청, 평가를 받고 있다.

NT마크 획득업체는 대부분 중소기업인 것이 특징이다.

국립기술품질원이 국내에서 새로 개발된 우수 기계류 부품 소재에 대해
인증마크를 주는 EM마크의 경우 95년 51개업체(70개품목)에서 지난해 1백1개
업체(1백66개품목)로 부쩍 늘어났다.

지난 1월 한달동안에는 화천기공 경원세기 삼익정공 부성실업 등 5개업체
6개품목이 마크를 따냈다.

현재 1백31개업체에 2백11개품목이 테스트중이다.

이처럼 기술관련 인증마크를 획득하려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이들 마크를 따게 되면 각종 자금지원과 함께 정부 및 공공기관의 우선
구매가 지원되는데다 병역특례연구기관이나 병역지정업체추천시 가산점이
부여되는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자극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내외경쟁력강화와 함께 회사의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것도 중소
업체들의 기술마크획득붐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기술품질원이 EM마크를 획득한 51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EM마크
제도효과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40%에 해당하는 21개업체가 96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두배이상 늘어났고 80%가량의 기업이 매출액이
증대했다고 밝힌바 있다.

삼양감속기는 지난 95년 일반산업용 자동화설비에 들어가는 감속장치인
"헬리컬 기어 리듀서용어댑터"를 개발, NT마크를 받은 후 꾸준한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제품은 주파수에 관계없이 IEC(국제전기공업규격)의 모든 모터에
적용할 수 있는 감속장치이다.

이 회사는 이에 힘입어 95년 2백20억원에 이어 96년 2백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공신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한국차체공업도 96년4월 자체개발한 "방진장치를 장착한 앰뷸런스용분리식
탑재함"에 대해 NT마크를 따면서 판매 급신장의 계기를 마련한 케이스.

지난해 조달청에서만 "앰뷸런스"를 70여대(20억원 상당) 구매했고 올해 또
1백대정도의 물량이 조달청을 통해 전국소방서에 공급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품질인증획득으로 인한 "대외이미지제고"로 이 회사는 중국
캄보디아등지 등 해외로도 2백대가량 수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조명 역시 지난 95년 "이중 발광관을 갖는 방전등(고압나트륨)"을
개발, NT마크를 획득한 이후 30%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에는 이 품목에서만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과학기술처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 93년부터 시행해온
KT마크를 획득하는 업체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93년 1백8건, 94년 1백43건, 95년 1백10건, 96년 1백41건 등 모두
5백2건의 기술에 KT마크가 부여됐다.

특히 인정기술중 중소기업의 비중이 94년 29.6%, 95년 38.2%에서 96년
55.3%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분야별로는 전기전자가 전체의 26.9%인 1백35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계
1백27건, 화학 1백12건, 정보통신 77건, 소재 42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96년 신설된 환경분야에 대한
인정건수도 9건에 달했다.

기술개발촉진법에 근거를 둔 KT마크는 제품의 핵심단위 기술을 대상으로
하면서 생산과정의 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공업발전법에 따른 NT마크는
국내최초의 공산품에 주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국립기술품질원의 이승배원장은 "최근들어 NT마크 및 EM마크의 신청건수
및 획득업체수가 부쩍 늘었다"면서 "앞으로도 NT 및 EM마크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엄격한 심사기준을 견지, 기업들이 일단 이들 마크를 따내면 자금문제
및 판매에 신경을 쓰지 않도록 각종 지원책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