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상상력과 창조력이 요구되는 게임이다.

근년들어 "창조적 샷"의 백미는 95년 브리티시오픈때 코스탄티노 로카
(이탈리아)가 친 올드코스 17번홀 서드샷이 아닐까 한다.

당시 로카는 17번홀 그린넘어 아스팔트 가장자리의 함몰된 곳에 위치한
볼을 퍼터로 내리쳤다.

볼은 원바운드로 크게 튀어 오른후 구릉을 넘어 홀컵 1.2m 지점에
안착했다.

퍼터로 볼을 원바운드로 튀어 오르게하는 샷은 어떤 교본에도 없는
것이고 생애 단 한번도 연습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로카는 본능적으로 "그렇게 칠수밖에 없다"고 느꼈을게 틀림없다.

지난달의 호주 조니워커클래식때 한국프로 4명은 모두 커트오프에서
탈락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바람에 약해서"가 주된 이유.

그러나 "바람에 약했다"는 것은 겉보기 이유일뿐 실은 "창조력 부족"이
근본적 문제일 것이다.

바람 등 자연환경이 수시로 변하면 그에 대처할수 있는 임기응변이
필요한법.

그런데 "1+1=2"식으로만 골프를 쳐 왔으면 뭔가 새로운 시도가
힘겨워진다.

그것은 한국의 "주입식 교육"에 다른 부산물로도 볼수있다.

창조는 자유로운 사고를 전제로 하는데 "가르쳐준대로만" 해왔으니
생각에 한계가 생기는것.

그린이 얼고 페어웨이도 얼어붙은 요즘은 거센 바람속 골프와 같이
상상력과 창조력이 요구된다.

"어떻게 튀고 어떻게 구를 것인가"를 상상하고 그에 맞는 샷을
창조하는게 겨울골프의 전부이다.

"당신의 머리가 굳어 있는지 아닌지"는 겨울에 판가름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