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추락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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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프리미엄"
한보사건 이후 유럽 금융기관들이 우리은행 및 기업에 요구하는 조건이다.
신용이 떨어졌으니 돈을 빌리려면 그만큼 이자를 더내라는 얘기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유럽에서 영업하는 국내 은행들은 국제금융의 기준
금리인 리보에 연평균 0.25%정도를 더주면 차입이 가능했다.
규모에 관계없이 돈을 빌려주겠다는 은행들도 줄을 서있었다.
요즘은 다르다.
리보에 0.30% 이상을 요구하는 금융기관들이 늘고 있다.
"당분간 대출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명하는 은행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런던내 우리 금융관계자는 전한다.
게다가 룩셈부르크 통화감독청은 최근 현지에서 영업중인 우리 금융업체
들에 공문을 발송, 외부 회계감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용등급을 재조정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우리 금융업체에 대한 불신이 이정도니 기업신용을 담보로 런던등지에서
발행되는 한국 증권물의 인기가 바닥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일부 기업물을 제외하고는 아예 "사자"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한다.
CB(전환사채) 등을 발행, 유럽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사례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는 반드시 한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무역적자 노동법개정을 둘러싼 분규 등이 연일
보도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때에 한보사건이 한층 악화시킨
셈이다.
실제로 한국을 싱가포르 홍콩들과 같은 대열에 놓는 시각은 유럽에서
사라지고 있다.
코리아란 이름은 이제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와 나란히 분류되는
분위기가 강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부자나라 클럽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다.
선진국을 향한 각종 제도개혁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오히려 커지는 기현상이 일고 있다.
"제도개혁이 능사는 아닙니다.
정책자들의 의식이 변해야죠"라는 어느 금융인의 일침을 곱씹을 때인
것이다.
김영규 < 브뤼셀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
한보사건 이후 유럽 금융기관들이 우리은행 및 기업에 요구하는 조건이다.
신용이 떨어졌으니 돈을 빌리려면 그만큼 이자를 더내라는 얘기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유럽에서 영업하는 국내 은행들은 국제금융의 기준
금리인 리보에 연평균 0.25%정도를 더주면 차입이 가능했다.
규모에 관계없이 돈을 빌려주겠다는 은행들도 줄을 서있었다.
요즘은 다르다.
리보에 0.30% 이상을 요구하는 금융기관들이 늘고 있다.
"당분간 대출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명하는 은행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런던내 우리 금융관계자는 전한다.
게다가 룩셈부르크 통화감독청은 최근 현지에서 영업중인 우리 금융업체
들에 공문을 발송, 외부 회계감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용등급을 재조정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우리 금융업체에 대한 불신이 이정도니 기업신용을 담보로 런던등지에서
발행되는 한국 증권물의 인기가 바닥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일부 기업물을 제외하고는 아예 "사자"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한다.
CB(전환사채) 등을 발행, 유럽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사례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는 반드시 한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무역적자 노동법개정을 둘러싼 분규 등이 연일
보도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때에 한보사건이 한층 악화시킨
셈이다.
실제로 한국을 싱가포르 홍콩들과 같은 대열에 놓는 시각은 유럽에서
사라지고 있다.
코리아란 이름은 이제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와 나란히 분류되는
분위기가 강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부자나라 클럽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다.
선진국을 향한 각종 제도개혁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오히려 커지는 기현상이 일고 있다.
"제도개혁이 능사는 아닙니다.
정책자들의 의식이 변해야죠"라는 어느 금융인의 일침을 곱씹을 때인
것이다.
김영규 < 브뤼셀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