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서머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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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학"은 우리 선조들이 "사람을 만드는 틀"이라고 해서 가장 중시했던
옛날 어린이들의 교과서다.
이 책의 핵심인 명륜편은 첫닭이 울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하루일과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활규범이 첫머리에 나온다.
한학자들의 고증에 따르면 옛날에 첫닭이 우는 시간은 해뜨기전인 5시
전후였다니 퍽 이른 시간이다.
해가 뜨면 일어나 일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드는 농경사회인들의 기질
사고방식에서 이런 규범이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든 우리 선조들은 첫 닭이 울면 일어나 일하는 부지런함을
규범으로 삼았다.
그리고 항산 검소한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근검은 유교사회 경제활동의 기초이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자손들에게 보낸 편지에 "쓰면 쓸수록
부유해지는 유산을 남겨주겠다"고 적어 보낸 일이 있다.
그것은 재물이 아니라 "근"과 "검"이라는 두 글자였다.
또 성호 이익은 노동의 의무와 신성함을 강조했다.
그는 놀고 먹는 선비를 "좀벌레"에 비유하면서 "일하지 않으면 먹지를
말라"고 못박았다.
우리가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은 이처럼 삶의 보람을 일하는데서
찾는 "무본정신"과 "근검정신"이다.
오늘날 우리의 경제적 풍요도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이룩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에너지 소비절약을 위해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서머타임제"
(일광절약시간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1948년 처음 시행된 이 제도는 61년에 폐지됐다가 87년
26년만에 부활되기도 했다.
그러나 88년 올림픽이 끝난뒤 반대여론에 밀려 다시 폐지되는 곡절을
겪었다.
그때는 정치적 혼란속에서 "생활습관혼란" "수면부족" "근무시간연장"
이라는 이 제도의 부정적인 측면만이 부각되고 정작 "에너지소비절약"
"여가시간활용" 등 긍정적 면은 무시돼 버린듯한 감이 있다.
지금 우리의 어려운 경제사정은 다산의 생각처럼 근면과 절약을
요구하고 있다.
다시한번 이 제도의 이해득실을 진지하게 따져 봐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절약만큼 확실한 "이익의 샘 (천)"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
옛날 어린이들의 교과서다.
이 책의 핵심인 명륜편은 첫닭이 울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하루일과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활규범이 첫머리에 나온다.
한학자들의 고증에 따르면 옛날에 첫닭이 우는 시간은 해뜨기전인 5시
전후였다니 퍽 이른 시간이다.
해가 뜨면 일어나 일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드는 농경사회인들의 기질
사고방식에서 이런 규범이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든 우리 선조들은 첫 닭이 울면 일어나 일하는 부지런함을
규범으로 삼았다.
그리고 항산 검소한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근검은 유교사회 경제활동의 기초이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자손들에게 보낸 편지에 "쓰면 쓸수록
부유해지는 유산을 남겨주겠다"고 적어 보낸 일이 있다.
그것은 재물이 아니라 "근"과 "검"이라는 두 글자였다.
또 성호 이익은 노동의 의무와 신성함을 강조했다.
그는 놀고 먹는 선비를 "좀벌레"에 비유하면서 "일하지 않으면 먹지를
말라"고 못박았다.
우리가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은 이처럼 삶의 보람을 일하는데서
찾는 "무본정신"과 "근검정신"이다.
오늘날 우리의 경제적 풍요도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이룩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에너지 소비절약을 위해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서머타임제"
(일광절약시간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1948년 처음 시행된 이 제도는 61년에 폐지됐다가 87년
26년만에 부활되기도 했다.
그러나 88년 올림픽이 끝난뒤 반대여론에 밀려 다시 폐지되는 곡절을
겪었다.
그때는 정치적 혼란속에서 "생활습관혼란" "수면부족" "근무시간연장"
이라는 이 제도의 부정적인 측면만이 부각되고 정작 "에너지소비절약"
"여가시간활용" 등 긍정적 면은 무시돼 버린듯한 감이 있다.
지금 우리의 어려운 경제사정은 다산의 생각처럼 근면과 절약을
요구하고 있다.
다시한번 이 제도의 이해득실을 진지하게 따져 봐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절약만큼 확실한 "이익의 샘 (천)"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