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개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화재사고가 일본 최대의
도요타자동차와 산하 2백개 계열.협력사들의 가동중단으로 이어져 일본경제
에 충격파를 던져 주고 있다.

부품 공급업체인 아이신정기에서 지난 1일 발생한 화재사고가 지난주
이처럼 크게 증폭되자 도요타가 창안, 전세계로 확산된 "정시간내" 부품관리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된 부품은 브레이크 작동시 전.후륜에 가해지는 압력을 조절하는
밸브로 이 주요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자 도요타자동차와 8개 계열사의 생산
라인이 3일동안 멈춰서게 된 것.

니코연구센터(NRC)는 이번 화재로 인한 도요타의 생산손실액은 가동 시의
이익을 기준으로 해서 볼 때 4백억엔(3억2천5백만달러) 이상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자동차 산업과 국가 경제에 끼친 손실은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또 부품 공급업체나 2차 하청업체 등 도요타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업체들이 입은 손실액은 파악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경제기획청 관리들은 도요타 공장의 가동중단으로 일본 산업생산이 하루
0.1%포인트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단 한개의 부품업체 화재로 빚어진 이번 연쇄 가동중단 사태는 부품을
공장내에 쌓아 놓지 않고 생산시에 필요한 양만큼만 공급토록 하는
"정시간내" 부품관리 체제로 인해 확대됐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부품관리 체제하에서는 여분의 부품이 없으며 부품이 하나라도
조달되지 않으면 자동차 생산공정이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도요타의 생산
라인이 멈춰 서면 도요타 산하의 약 2백개 업체의 생산라인 역시 따라서
멈출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도쿄연구원(TRI)의 한 분석가는 그러나 "이번 사안은 일정 부품의 생산을
한 업체에만 전담시킴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며 "정시간내" 부품공급체제
보다는 특정사에 의한 부품의 독점생산체제가 보다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요타는 지난 7일 생산라인을 재가동시켰지만 이날 가동률은 평균 15%에
불과했으며 이번주에 가동률을 6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