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K씨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불황이라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고 한다.

크게 벌이지 않고 형편껏 꾸린 결과 작가와 고객 모두를 웬만큼 확보,
해가 갈수록 살림이 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술계에서는 이에 대해 "경기가 나쁘다고 해도 인기작가의 작품은 여전히
팔리고 고객 역시 큰손이 줄었을 뿐 전체적으로는 늘어났기 때문일 것"
이라고 풀이한다.

화랑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컬렉터들이 좋아하는 작품은 두 가지.

80년대말보다 값이 30%이상 떨어진 작고 또는 원로작가의 작품과 호당가가
30만원 안팎인 40대 유명작가의 작품이 그것.

특히 국내외에서 모두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는 40대작가의 작품중 10호가
3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은 좋은 투자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주에는 "이달의 기획작품"으로 서양화가 임옥상씨의 종이부조화
"굴비I"(10호)을 90만원에 내놓는다.

임씨는 독창성과 열정적인 작업으로 국내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중견.

"굴비I"은 1백20만원이나 협찬사인 가나화랑에서 한국경제신문 독자에 한해
(선착순 5명) 90만원에 공급한다.

구상화단의 중진인 유병엽씨의 2호짜리 작품 "배달"이 1백50만원, 한국화
중진 이규선씨의 추상화 30호짜리가 6백만원에 출품된 것도 눈길을 끈다.

< 박성희 문화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