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성능시험장은 메이커들에겐 자체 고유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나 다름없다.

자동차의 기술 수준은 실제 테스트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발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GM이나 일본 도요타 등 선진 메이커들은 국제적인 수준의
성능시험장을 3-5개씩 보유하고 있다.

현대 기아 대우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적 규모의 성능시험장 마련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최근 남양만 종합기술연구소내에 1백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종합주행시험장을 완공했다.

이 주행시험장의 총연장길이는 60km로 30개의 시험로가 있다.

특히 60여만평에 이르는 고속 주행시험장은 일주거리가 4.5km에 달하며
최고 경사각 43도에 최고시속 2백50km를 낼 수 있어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시험이 곤란했던 최고속도 시험과 고속에서의 제동력 및 내구성 테스트가
가능해졌다.

이밖에 세계 각국의 환경 및 안전규제 강화에 대비, 국내에선 처음으로
TCS(미끄럼 방지장치), ABS(바퀴잠김 방지장치)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저마찰로를 비롯해 눈길 빗길 커브길 등 68개 종류의 갖가지 보조 주행
시험로도 갖추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중장기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93년 아산만공장내에
총 52만평 규모의 주행시험장을 완공했다.

6백억원이 투자된 이 주행시험장은 원형 둘레길이 4km, 최고경사각 40도
(시속 2백50km까지 주행가능)의 고속주행로와 비포장 내구로 특수진흙로
충돌실험장 전자파방해실험장 실차부식촉진실험장 등 모두 26종의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아는 이 주행시험장을 증설, 2000년까지 풍동실험동과 소음진동 및
전장시험장 등을 갖춘 국제적인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아직 주행시험장을 갖고있지 못한 대우자동차는 오는 2000년까지 전북
고창에 82만평 규모의 국제적인 종합성능시험장을 건설키로 하고 올해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대우는 이 시험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든다는 계획아래 GM이나 도요타 등이 갖고 있는 각종 첨단성능
시험장을 벤치마킹해 연구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신차를 개발할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성능테스트 시설 미비로 첨단 기술 개발에 애로를 겪어왔다"며
"국제적인 수준의 성능시험장이 마련이 곧 자동차 기술 선진화의 지름길"
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