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 제일 서울 외환 등 4개 은행은 오는 26일과 27일 열려던 정기주주총회
를 다음달 7일로 연기했다.

이들 은행의 종합기획부장들은 10일 회의를 갖고 이미 공시된 정기주총을
연기하는 것은 대내외적인 신인도 하락을 불러오는 등 문제가 적지 않으나
은감원의 요청에 적극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주총을 연기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보사태로 인해 은행 정기주총이 사상처음으로 연기되는 사태가
초래됐다.

금융계에서는 이처럼 주총을 연기토록 지시한 은감원의 진짜 배경이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은감원은 "현재 이들 은행을 대상으로 특검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특검
결과가 나온 뒤에 주총을 여는 것이 순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한보사태 전반에 관한 문책수위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마당에 은감원이 은행 임직원에 대한 문책수위를 미리 정할수 없으며
<>한보대출과 연루된 임원들의 문책폭에 대해 "윗선"의 지침이 아직 없었고
<>후임행장을 내부인사로 선임할지, 아니면 외부에서 영입할지에 대한 판단이
아직 서지 않은게 주총연기를 지시한 진짜 배경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즉 은행 임원에 대한 문책수준과 후임행장의 자격에 대해 "상부"와 조율할
시간을 갖기 위해 주총 연기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 연기지시도 은감원의 "상부 눈치보기" 차원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풀이.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