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가격이 작년말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유화업계가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표적인 합성수지인 PVC에 영향받아 HDPE(고밀도폴리에틸렌)등의 값이
동반 상승할 경우 지난해초와 같은 "호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장미빛 꿈"에
젖어 있는 것이다.

PVC는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다 연초 미국 다우케미컬사의
염소공장(연 36만t) 고장으로 원료인 EDC(에틸렌디클로라이드)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값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t당 6백60달러였던 PVC가격은 최근 7백70달러를 넘어서
한달여 사이 17%가 올랐다.

최근에는 미국 PVC업체들이 EDC 부족을 이유로 10~15%의 감산에 돌입했고
EDC업체들도 4월 도착분부터는 아시아지역에 수출을 않기로 선언해 구득난
까지 예상되고 있을 정도다.

여기다 중간원료인 VCM(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도 일본 업체들이 지난해말
잇달아 고장으로 공급차질을 빚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원료가격에 민감한 PVC의 가격상승세는 2.4분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원료부족으로 가동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유화업계가 웃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중국의 문이 조금이나마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PVC확보를 위해 중국 수입업자들이 국제시장에 "나타나면" 다른 합성수지
에도 매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NCC(나프타분해공장)업체들이 4,5월에
집중적으로 정기보수를 실시해 2.4분기에 국내 유화제품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며 "PVC가격 상승세가 합성수지 가격 오름세에 불길을
당기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전망이 밝기만 한것은 은 것만은 아니다.

PVC만의 "반짝 호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업계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원료의 수급차질로 인해 PVC계열제품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일 뿐 다른
합성수지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PVC만 보더라도 원료값의 오름폭이 제품가격 상승분을 상쇄해 채산성은
도리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이들의 우려다.

미국이 4월부터 EDC를 수출하지 않을 경우 연간 35만t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조업차질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제품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했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PVC가
"튀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계가 PVC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