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성형시대 .. 황주리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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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무르익을 무렵엔 어쩌면 노인의 주름진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은 소수의 사람들만 성형수술을 받아 젊어지려 하지만, 미래에는
성형이 일반화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숭릉 받을 것이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역사박물관인 사람의 주름을 만나볼 수 없는
그런 시대는 행복할까 불행할까?
아니 행복과 불행 따위의 낱말조차 진부하다.
지금도 그 징후를 충분히 예고하고 있지만, 2000년대는 가히 성형의
시대라 불리울 만할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손보다 얼굴을 고쳐주는 의사의 손이 더 존중받는
기막힌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요즘 의과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가 성형외과라 한다.
위험부담이 없으면서 돈을 많이 버는 쪽을 택하는 풍조는 이미 그 어느
분야에나 만연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야흐로 세상은 잘못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생각조차 진부한지도 모른다.
타고난 얼굴을 다르게 고치는 일이란 이미 예술이 아닌가?
텔레비젼을 보다가 낯익은 탤런트나 가수의 얼굴을 몰라볼 때가 간혹
있다.
어느새 눈이나 코를 고쳤거나 턱을 깎았거나 광대뼈를 갈아냈거나
무언가가 바뀐 까닭이다.
그런데 그가 수술하기 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럴바엔 왜 그렇게 힘들게 타고난 얼굴을 바꾸는지 모를 일이다.
특히 그가 배우인 경우에는 유난히 튀어나온 덧니 하나도 소중할 때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배우의 연기는 표정 연기다.
사람의 얼굴의 아름다운이란 반드시 눈과 코와 입이 이렇게 생겨야
한다는 결정론에 의거하지 않는다.
이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 누구도 닮지 않은 유일무일한 인간의
표정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얼굴을 성형해주는 의사뿐 아니라 마음을 고쳐주는 의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투성이의 추하기 짝이 없는 우리들 인간의 마음을 성형해주는 그런
병원이 존재한다면-그렇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
힘들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은 소수의 사람들만 성형수술을 받아 젊어지려 하지만, 미래에는
성형이 일반화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숭릉 받을 것이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역사박물관인 사람의 주름을 만나볼 수 없는
그런 시대는 행복할까 불행할까?
아니 행복과 불행 따위의 낱말조차 진부하다.
지금도 그 징후를 충분히 예고하고 있지만, 2000년대는 가히 성형의
시대라 불리울 만할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손보다 얼굴을 고쳐주는 의사의 손이 더 존중받는
기막힌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요즘 의과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가 성형외과라 한다.
위험부담이 없으면서 돈을 많이 버는 쪽을 택하는 풍조는 이미 그 어느
분야에나 만연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야흐로 세상은 잘못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생각조차 진부한지도 모른다.
타고난 얼굴을 다르게 고치는 일이란 이미 예술이 아닌가?
텔레비젼을 보다가 낯익은 탤런트나 가수의 얼굴을 몰라볼 때가 간혹
있다.
어느새 눈이나 코를 고쳤거나 턱을 깎았거나 광대뼈를 갈아냈거나
무언가가 바뀐 까닭이다.
그런데 그가 수술하기 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럴바엔 왜 그렇게 힘들게 타고난 얼굴을 바꾸는지 모를 일이다.
특히 그가 배우인 경우에는 유난히 튀어나온 덧니 하나도 소중할 때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배우의 연기는 표정 연기다.
사람의 얼굴의 아름다운이란 반드시 눈과 코와 입이 이렇게 생겨야
한다는 결정론에 의거하지 않는다.
이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 누구도 닮지 않은 유일무일한 인간의
표정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얼굴을 성형해주는 의사뿐 아니라 마음을 고쳐주는 의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투성이의 추하기 짝이 없는 우리들 인간의 마음을 성형해주는 그런
병원이 존재한다면-그렇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