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는 12일 자신이 한보의혹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야당측 주장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 후 한보수사가
일단락된 직후 한영애 설훈의원을 비롯한 국민회의측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현철씨는 야당측의 한보연루설이 제기된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한채
청와대 측근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씨는 이날도 측근을 통해 야당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정면 대결할
의사를 피력했다.

현철씨는 "야당의 주장에 증거가 있을 수도 없지만 만약에 그 증거가
있다면 증거를 꼭 제시해주기 바란다"며 "증거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본인이
연루됐다고 말한 당사자인 한영애 설훈의원을 포함, 국민회의에 대해서도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모든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철씨의 한 측근이 전했다.

현철씨가 "국민회의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한 것은 김대중총재를
상대로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측근에 따르면 현철씨는 "한보사건과 관련, 한보관계자 어느 누구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도 자금을 수수한 적이 없다"며 "만약에 그같은 사실이
밝혀졌을 때에는 어떤 처벌도 감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나 자신도 한보사태의 진상에 대해 궁금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만약 내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싶은 심정"
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어나서 당진에는 가본 일도 없으며 이번 사건이 있은 후 당진
제철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번 검찰수사가 일단락된 직후 본인의
명예를 걸고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측근은 덧붙였다.

그는 특히 "국민회의 등 야당측에서 한보사건의 배후로 본인의 실명을
거명하고 나선 것은 권노갑의원이 소환된후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까지 불똥이
튀는 것을 차단하려는 저의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