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보험회사에 다니다 지난해 명예퇴직한 이병두씨(44)는 요즘 힘들지만
보람있게 산다.

중간관리직으로 앞날에 대한 전망이 없어 스스로 "명퇴"를 택했다는
그는 퇴직을 앞두고 미리 모 기관에서 운영하는 창업예비학교를 수강,
관련 실무지식을 익힌 뒤 조그만 꽃가게를 차렸다.

주위에선 꽃집하나 하면서 창업강좌까지 들을 필요가 있느냐는 사람도
있었지만 좋은 목고르기, 대출방법, 아이템선정까지 창업강좌중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그는 말한다.

"막연했던 창업에의 열망이 결행할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고 수강을
하면서 하나씩 구체화되더라고 그는 털어놨다.

명예퇴직자들이 제2의 인생을 위한 창업강좌에 몰리고 있다.

3주~1달정도의 집중교육을 통해 창업아이템 선정부터 성공전략까지
창업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실무를 익히는 것이다.

더불어 뼈속깊이 박힌 "월급장이마인드"를 털어내고 넓은 안목의
"사업가마인드"를 갖추고자 하는 것도 수강자들의 바람이다.

이처럼 "작더라도 내사업을 하고싶다"는 창업열풍이 뜨거워지면서
산업교육기관들도 관련강좌를 잇따라 개설, 이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15년동안 "창업예비학교"를 운영해온 한국생산성본부의 경우 요즘
그 어느때보다 예비창업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소자본창업세미나" "푸른생활교육"등 새로운 프로그램까지
개발, 급증하는 창업교육수요에 부응하고 있을 정도다.

생산성본부의 강일택부장은 "창업예비학교가 제조업이나 법인체설립
위주이다 보니 유통업이나 서비스업등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며 "이를 위해 체인이나 프랜차이즈점개설, 서비스업창업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소자본창업세미나를 개설케 됐다"고 설명했다.

소자본창업세미나는 지난해 2회 실시됐는데 반응이 워낙 좋아 올해
연 6회로 늘릴 계획이다.

또 유망창업종목을 선정, 단일사업에 대해 자세한 창업요령을 소개하는
강좌도 개설돼 14일 그 첫시도로 "주유소창업및 경영실무강좌"가 시작된다.

벌써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을 마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근의 명퇴바람과 맞물려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명예퇴직과 창업을 버무린 퇴직자재교육프로그램 "푸른생활교육"이다.

푸른생활교육은 문화, 건강정보 제공, 사회재적응훈련, 여가선용플랜제공
등 퇴직자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한 교육은 물론 창업유망업종소개,
소점포개설, 사업계획수립, 금융권 자금활용방안, 증권, 부동산투자방법 등
창업을 위한 교육을 함께 실시, 수강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이 최근 명퇴자 33명을 이 프로그램에 한꺼번에 위탁
교육시키는 등 기업체측에서 자체 퇴직자들을 위한 지원교육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생산성본부의 창업관련강좌를 전담하는 자회사 한국기업상담의
김욱생사장은 "기업들의 다운사이징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개인들의
자기사업에 대한 욕구도 매우 높아 당분간 이같은 창업강좌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