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평화질서를 세우는 국제기구인 유엔은 큰 임무에 걸맞지 않게
방만한 운영의 비효율적인 "공룡집단"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기업이었다면 벌써 몇번은 파산했을 정도로 허점 투성이의 운영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는 것.

이 문제의 유엔을 효율적인 날렵한 기구로 수술하는 집도의가 결정됐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유엔의 개혁계획 수립을 위탁한 집도의는
캐나다의 기업인출신 환경운동가인 모리스 스트롱(67).

캐나다 매니토바주의 가난한 집에서 4형제중 맏이로 태어난 스트롱은
14세의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기업인으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특히 캐나다 최대의 에너지회사인 페트로캐나다의 사장이 되어 적자더미
회사를 3년만에 창사이래 최대의 흑자를 올리도록 만들어 유명해졌다.

이후 아프리카의 기아문제와 환경문제등에 세계여론을 환기시키는데 기여해
국제적인 인물이 됐다.

스트롱이 유엔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0대 청소년시절 나이를 속여
유엔에서 출입증을 떼어주는 일자리를 얻었을 때이다.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 스트롱은 유엔을 일대혁신하는 설계자가 된
셈이다.

한편 스트롱에 대해 일부 미국관리들은 경제활동에 국가가 부분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가진 "은밀한 마르크스주의자"라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그의 행보가 더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