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학회는 13일 창립 23주년을 맞아 한국종합전시장 대회의실에서
97년도 정기 국제학술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송의영동국대교수 이토 모도시게 동경대교수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통상실장 등이 전략적 무역정책의 과제와 방향
등에 관해 주제발표를 하고 참석자들과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의 주요내용을 요약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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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적 무역정책의 의미/한계 ]]

송의영 <동국대 교수 / 경제학>

미국의 무역정책은 의회와 기업에서 오는 보호무역의 압력, 의회와
행정부간의 관할권싸움, 외교적인 마찰, 그리고 재선의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넓은 의미에서 "전략적"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1980년대 초반부터 도입되어 이제는 국제무역이론의 중요한
조류를 차지하게 된 전략적 무역정책이론은 "전략적"이란 용어를 특정한
시장상황을 의미하는 데 국한하여 사용하고 있다.

국제무역이론에서 지칭하는 전락적 상황이란 시장내의 각 기업의 이윤이
다른 기업들이 선택하는 전략에 영향을 받고 각 기업은 이를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전략선택에 반영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곧 전략적 무역정책이론은 국제과점시장에서 정부개입의 효과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좁은 의미에서 전략적 무역정책을 정의한다면 본 학술대회의
의제와 관련하여 두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하나는 과연 미국이 국제경제학적 의미에서 전략적 무역정책을 쓰고
있느냐이고 또 하나는 새로 개발된 전략적 무역정책이론이 한국의 대미
무역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이다.

아주 복잡한 정치-경제적인 과정을 통해서 결정되는 미국의 무역정책
형성에서 새로운 전략적 무역이론이 핵심적인 역학을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힘들다.

또한 새로운 무역정책이론은 쉽게 정책에 응용될 수 있을 만큼 선명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기가 어떠하던 중요한 것은 미국의 무역정책이 여러
시장에서 국제경제학적 의미의 전략적 효과를 가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 논문은 브랜더 스펜서 등에 의해서 시작된 전략적 무역정책이론의
의미와 한계를 설명하고 그 한계에서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업이해집단과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경제-사회적인 원인을 진단함으로써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대신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논문의 2절은 브랜더-스펜서의 모형에 대한 직관적인 설명을,
3절은 그들의 분석에 대한 기업이해집단과 학계의 반응을 분석하고 있다.

4절은 두 번째 질문에 관련하여 전략적 무역정책이론이 한국의 무역정책에
시사하는 바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아직도 소국경제이기 때문에 새이론이 상정하고 있는
시장구조와 한국의 수출현실이 상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과점시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이론의 적용은 한국의 수입경쟁시장에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전략적 무역정책이론의 한국시장 적용의 가능성과 한계점을
예시하기 위해 잠정적인 보호무역이 기술채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모형을 제시한다.

지나친 보호는 신기술을 채택할 유인을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경쟁력
감소, 수입증가, 소바자잉여 감소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일 것이다.

이 모형은 기업행동의 전략적인 측면이 보호무역을 옹호하는데 이용될
수 도 있고 자유무역론자의 입장을 강화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예시하고 있다.

정부의 무역시장개입이 국민복지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기업전략을
유도할 것인가의 여부는 구체적인 시장상황에 달려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