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의 증설이 지연돼 합섬원료 부문의 공급부족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점생산업체인 한국카프로락탐은 지난해 3월
3대주주인 효성T&C(구 동양나이론), 코오롱, 고합 등이 경영권 분쟁 재발
방지와 국내 수요 충당을 위해 조속히 설비를 증설키로 했으나 1년이
가까워오는 지금까지도 증설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연간 수요인 35만t 가운데 한국카프로락탐이
공급하는 10만5천t을 제외한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카프로락탐의 수입가격은 t당 1천5백달러로 증설지연에 따라 연간
3억6천만달러의 외화가 허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합섬원료부분의 연간 무역적자규모의 60%에 가까운 수준이다.

카프로락탐의 이같은 공급부족현상은 TPA(테레프탈산)등 폴리에스터원료가
업계의 활발한 신.증설로 생산량이 늘어 수출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주목되고 있다.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증설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카프로락탐의 경영권이 3개사로 나뉘어져있어 증설계획 및 자금조달
방법 등에 대한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주주업체마다 카프로락탐 수요가 차이가 나는데다 증설 규모나 방법,
자금계획 등에 있어서도 입장이 서로 달라 계획자체가 1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효성 20%, 코오롱 18%, 고합 7%등 3개사의 지분 구성을 감안할때
어느 1개사가 주도권을 잡고 증설계획을 밀어붙일 수 없다는 점도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