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유통센터에서 1회용쇼핑백낭비가 여전해 자원절약과
환경보전정책이 실효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국의 감시손길이 미치는 음식점이나 대중목욕탕에서 1회용
칫솔이나 면도기 등이 사라진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으로 일부 소비자들의
무분별한 1회용품 선호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환경부와 서울시,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원낭비와 쓰레기발생을
줄인다는 취지로 시작된 백화점 1회용쇼핑백사용억제책은 구호에만 그치고
현장에서는 실정으로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최근 조사한 백화점 1회용품사용자제실태점검결과 롯데
신세계 현대 그랜드 뉴코아백화점 등 서울시내 28개백화점 가운데 재활용
촉진에 관한 시행령에 따라 1회용쇼핑백사용자제실천사항을 지키는 곳은
미도파 노원점을 제외하고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도파백화점의 경우 1회용쇼핑가방이용을 줄이기위해 지난해 시중에서
1만원 가까운 망사형시장바구니 2만개를 제공하고 바구니를 들고 오면
쿠폰을 주고 휴지와 교환해주기도 했으나 시장바구니를 들고 백화점에 오는
고객은 극소수에 그쳤다고 이해창 홍보부장은 밝혔다.

이에 대해 백화점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고객의 반발때문에 전혀 실천할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회용품 억제에 따른 대 국민 홍보가 별달리 이루어지지 않아 백화점측에서
이를 지키려해도 고객들이 오히려 1회용 쇼핑백을 요구, 서비스 차원에서
외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백화점은 서울시의 점검에서 적발되면 최고 3백만원의
과태료를 물고 속수무책인 상태로 다음번 단속에서 다시 걸리고 또 과태료를
무는 식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95년초 자원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만들어진
1회용품사용자제권고기준은 매장면적 2백평방m 이상인 백화점 쇼핑센터 등은
각층별 별도장소에서 1회용쇼핑백을 제공하도록 되어있다.

또 합성수지제(비닐)봉투는 수분이 있는 제품판매시에만 사용토록 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국민 홍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대형소매점에서의 1회용
쇼핑백 사용이 줄지 않고 있다"면서 "법관련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은 대폭
강화, 제도적인 억제는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