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는 한국은행 임원인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보사태로 제일 조흥은행장이 물러나면서 후임에 외부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서다.

따라서 올해 한은 인사의 가장 큰 관심은 전.현직 임원이 과연 시중은행장
으로 나갈수 있느냐다.

또 부서장중 시중.지방은행 임원을 몇명이나 배출할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은행장을 포함, 시중.지방은행으로 몇명이 빠져나가느냐에 따라 다음달초로
예정된 한은 정기인사의 내용도 상당폭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은 전.현직 임원들의 입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제일은행이
꼽힌다.

4개 지방은행장이 임기만료이긴 하나 대부분 전무들이 행장으로 승진하고
있다.

시중은행중 조흥은행은 비록 한보사태에 말려들었다고는 하지만 경영이
탄탄해 내부승진 가능성이 높다.

서울은행도 장만화 전무의 행장승진이 굳어지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장명선 행장이 임기인 6월에 가서 진퇴여부를 묻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어 당장의 대상은 아니다.

한보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제일은행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외부인사 영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여서 한은 출신의 제일은행장 취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후보로는 유시열 부총재가 우선 거론된다.

부서장중 일반은행 임원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은 대략 5명정도가
꼽힌다.

충청은행은 14일 조동일 검사제5국장을 감사후보로 선출했다.

이밖에 경남 제주 광주 하나은행에 각각 1자리씩 4자리에도 한은 출신이
앉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에는 C국장 A부장 K지점장 등이 나갈 것이 확정적이며 하나은행
감사엔 L, N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임원인사는 윗사람이 어떻게 움직여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2~3명이 시중은행장이나, 올 임기만료인 금융연수원장으로 빠져나가면
인사숨통은 트이게 된다.

또 올 임기만료인 한석우 부원장보(4월)와 심훈 이사(9월)의 중임여지도
넓어진다.

이런 변수와 관계없이 임원후보로는 집행부쪽에서 이강남 조사제1부장
허고광 국제부장 이준근 기획부장 이명철 인사부장 등이, 감독원 쪽에선
나길웅 검사제1국장 이촉엽 감독기획국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3월초 실시될 정기인사에서는 올 인사대상자의 70%정도인 6백여명
가량이 움직인다.

그러나 임원승진이 없는 한 자금 조사 국제 등 정책부서장의 이동은 없을
전망이어서 인사내용은 인사폭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