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환사장(32)은 화를 복으로 만든 사람이다.
당초 피혁업을 하던 지사장이 황토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3년.
그가 교통사고로 사업과 건강을 함께 잃었을 때였다.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던 지사장은 부친이 소문을 듣고 구해온
황토로 찜질을 한끝에 후유증에서 말끔히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황토의 효험을 직접 체험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그는 황토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됐고 입원기간 내내
황토를 이용한 사업을 궁리했다.
그러던중 선배중 한 사람이 황토침대를 개발하고 있다는 얘길 듣게됐고
퇴원하자마자 찾아가 특허권등을 넘겨 받았다.
그리고 지금의 녹림을 세웠다.
동시에 경기도 고양시에 70평 규모의 공장을 차려놓고 황토침대의
개발에 매달렸다.
첫모델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초.
그러나 시판직전 보완해야 될 점이 발견되자 막대한 투자비 손실을
감수하고 과감히 제품을 회수했다.
완벽한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결단이었다.
6개월여를 더들여 황토 팩포장등을 개선했고 그동안 황토침대에 대해
품질인증표시인 Q마크도 획득했다.
확신을 얻은 그는 지난해 10월 "예토 황토침대"라는 상표로 소비자와
첫 대면을 한다.
녹림만의 독특한 노하우로 만들어진 말랑말랑한 황토침대 "예토
황토침대"는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다.
그 다음은 시장공략이었다.
돌침대와 흙침대가 진을 치고 있는 건강침대 시장에서 설자리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우선 믿을 수 있는 대리점 확보에 나섰다.
이와함께 황토가 인체에 유익한 원적외선을 발산한다는 건자재시험연구원의
시험결과 등을 공략포인트로 백화점 매장 진출도 도모했다.
그러나 결코 서둘지는 않았다.
외형을 키우기 위해 외상으로 물건만 깔다가는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젊은 나이에도 상당한 사업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리점이 하나씩 늘기 시작했고 서울시내 유명백화점에도 매장이
들어섰다.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도 늘어났다.
특히 소비자들이 전통온돌의 소재인 황토에 친숙한 것이 행운이었다.
큰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침대 밑판이 각각 15kg인 황토팩 6개로 이뤄져 있어 이동이 간편하다는
특징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기로 데우는 제품이니만큼 전자파를 차단하는 문제가 중요했지만
일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발열판에서 1차로 걸러진 전자파를 3cm 두께의 황토가 완벽하게
차단해주는 것이었다.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단 3개월만에 매출이 3억원을 기록했다.
침대가 자리잡기 시작하자 내친걸음 같은 원리의 황토방석과 황토베개,
찜질용 황토팩도 개발했다.
황토침대 흙침대 돌침대 물침대등 건강침대 시장은 연간 2천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전시판매장겸 본사를 올해초 서초동에서 석촌호수 근처 "황토빌딩"으로
옮기고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지사장은 앞으로 5년내에 건강침대
시장의 50%를 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