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플컴퓨터사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상대로 컴퓨터운영시스템(OS)
시장쟁탈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다윗(애플)이 골리앗(마이크로소프트)에게 싸움을 건 것이다.

최근 길버트 아멜리오 애플 회장은 "윈도95등 기존 OS는 네트워크와
멀티미디어분야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조만간 성능이 대폭
향상된 새로운 OS로 마이크로소프트 타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애플은 "랩소디"로 명명된 새로운 OS를 올해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는등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한판싸움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아멜리온의 선전포고에 대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전세계
OS시장을 제패한 소프트웨어황재답게 "아이들 투정"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빌 게이츠회장이 애플의 도전을 그냥 무시하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윈도95등 기존 OS의 취약점들이 여러번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윈도95등 기존 OS는 당중작업처리속도가 느려 가히 폭발적인 인터넷시장과
함께 정보홍수시대를 헤쳐나가는데 역부족이란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다중프로세서가 내장된 컴퓨터의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기존
OS의 최대 단점중 하나.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에겐 위도95를 능가하는 새로운 OS 출현은 위협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우선 애플은 이같은 문제점들을 최소화한 랩소디OS를 올해말에
넥스트소프트웨어사와 공동개발, 발표할 예정이다.

다중작업기능이 강화된 것이 랩소디의 특징.

애플은 또한 랩소디를 한단계 뛰어넘는 차세대OS개발을 위해 "비(Be)"사
와도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애플 전직임원이 설립한 이 컴퓨터회사는 이미 윈도OS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BeOS"를 개발, 마지막 시험단계에 들어간 상태.

BeOS에 매료된 애플은 지난해말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애플은 또 자사가 중도에 개발을 포기한 "코플랜드OS"와 "BeMacOS"의
공동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OS도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성능이 월등히 앞선 이 차세대OS를 사용하기 위해선 새로운 컴퓨터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컴퓨터로는 호환성이 없다는 것.

또한 새로운 OS를 지원하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업체가
여기에 얼마만큼 부응해 줄지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 애플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장담한다.

기준 OS로 인터넷검색을 해본 사용자라면 누구나 새로운 OS가 하루빨리
발표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동안 인터넷검색시 낭비한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새 컴퓨터를 몇대
사고도 남는다는 주장이다.

또한 애플은 이미 1천여 소프트웨어개발회사들이 새로운 OS를 지원하기
위한 응용프로그램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야심찬 도전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BeOS"처럼 운영체계간
호환성이 없는 "단절"은 컴퓨터업계 속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껏 운영체계의 업그레이딩과정에서 호환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기존 고객들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은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애플로서는 이같은 호환성문제를 고려해 넣을 만큼 여유가 없다.

무엇보달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
이다.

아멜리오회장은 취임후 단행했던 리스트럭처링을 통한 "애플살리기" 전략
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차세대OS를 마지막 승부처로 내걸었다.

이 흥미진진한 싸움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관심거리다.

< 김수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