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초대석] 전경린씨..'아무...'로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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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전경린씨(35)가 3천만원 고료 제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자로
뽑혔다.
"첫장편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게돼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수상작은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한 여성이 자아에 눈뜨는 과정을 이념적 폭풍에 휘말렸던 80년대
젊은이의 자기구제와 결합시킨 작품.
젊은 세대의 좌절과 구원의 출구를 함께 제시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든 시대가 갖는 운명의 보편성과 삶의 고통속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들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소설은 시대의 소용돌이속에서 고통스럽게 떠도는 태인과 그를 따르는
여공출신의 정수, 태인과의 사이에 아이 하나를 둔 지방잡지사 기자 이나,
그녀를 사랑하는 정부장 등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이들의 아픔을
간결하고 짜임새있게 그리고 있다.
심사를 맡은 김화영 오정희 윤흥길씨는 "생감자처럼 아린 문체로 기술된
감동적 작품" "언어의 날이 진실의 한복판으로 곧장 날아가 꽂히는 듯한
소설"이라고 호평했다.
"80년대는 한번도 입지 못한채 커다란 얼룩이 져버린 단 한벌의 외출복
처럼 남아있습니다.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장롱속에 간직했던 그 "옷" 속에서 소설의 인물들이
차례차례 걸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는 "시대의 상처와 개인적 고통때문에 "흩어진 유리알 목걸이"처럼
돼버린 사람을 한줄로 꿰는 실은 결국 사랑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게는 1년에 서너번씩 껍질을 벗고 말랑말랑해진다고 합니다.
당선소식을 듣고 처음엔 너무 기뻤지만 곧 책이 되어 서점에 나앉을 것을
생각하니 탈피한 게처럼 무방비 상태가 된 것 같아요.
그러나 고통과 떨림속에서도 껍질을 벗을 줄 아는 것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강한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는 "쓰고 싶은 작품과 써야 할 작품간의 균형을 재며 문학의 진정성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며 "이젠 새로운 작품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전씨는 경남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사막의 달"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96년 중편 "염소를
보는 여자"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았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
뽑혔다.
"첫장편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게돼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수상작은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한 여성이 자아에 눈뜨는 과정을 이념적 폭풍에 휘말렸던 80년대
젊은이의 자기구제와 결합시킨 작품.
젊은 세대의 좌절과 구원의 출구를 함께 제시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든 시대가 갖는 운명의 보편성과 삶의 고통속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들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소설은 시대의 소용돌이속에서 고통스럽게 떠도는 태인과 그를 따르는
여공출신의 정수, 태인과의 사이에 아이 하나를 둔 지방잡지사 기자 이나,
그녀를 사랑하는 정부장 등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이들의 아픔을
간결하고 짜임새있게 그리고 있다.
심사를 맡은 김화영 오정희 윤흥길씨는 "생감자처럼 아린 문체로 기술된
감동적 작품" "언어의 날이 진실의 한복판으로 곧장 날아가 꽂히는 듯한
소설"이라고 호평했다.
"80년대는 한번도 입지 못한채 커다란 얼룩이 져버린 단 한벌의 외출복
처럼 남아있습니다.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장롱속에 간직했던 그 "옷" 속에서 소설의 인물들이
차례차례 걸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는 "시대의 상처와 개인적 고통때문에 "흩어진 유리알 목걸이"처럼
돼버린 사람을 한줄로 꿰는 실은 결국 사랑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게는 1년에 서너번씩 껍질을 벗고 말랑말랑해진다고 합니다.
당선소식을 듣고 처음엔 너무 기뻤지만 곧 책이 되어 서점에 나앉을 것을
생각하니 탈피한 게처럼 무방비 상태가 된 것 같아요.
그러나 고통과 떨림속에서도 껍질을 벗을 줄 아는 것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강한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는 "쓰고 싶은 작품과 써야 할 작품간의 균형을 재며 문학의 진정성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며 "이젠 새로운 작품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전씨는 경남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사막의 달"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96년 중편 "염소를
보는 여자"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았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