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가 최근들어 다양한 컨셉트카들을 쏟아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티뷰론 컨버터블
컨셉트카를 처음 선보인데 이어 대우자동차는 최근 네덜란드에서 열린
암스테르담모터쇼에 컨셉트카 "만티카"를 공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년동안 각 업체들이 내놓은 컨셉트카만도 10여종을
넘는다.

현대자동차의 "HCD-III", 기아자동차의 "KMX-III", 대우자동차의 "No.1"
등이 대표적이다.

컨셉트카는 자동차회사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차의 디자인 성능 등을
미리 읽을 수 있도록 시험제작한 차이다.

업체들은 컨셉트카를 통해 "이런 스타일.성능의 차를 만들겠다"고
밝힌다.

그래서 컨셉트카는 단순히 미래의 차를 의미하진 않는다.

잘만 읽으면 앞으로 나올 새차를 미리 볼 수 있다.

대우자동차의 만티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만티카는 대우가 내년초 선보일 티코 후속모델 M-100의 컨셉트카.

대우가 이 차를 암스테르담모터쇼에 미리 출품한 것은 전문가나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것이다.

라틴어로 "여행용 가방"이란 뜻의 만티카는 차세대 경차를 지향한 것으로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라운드한 스타일을 띠고 있다.

길이 3.5m, 너비 1.5m, 높이 1.48m에 4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4인승으로 어린이의 체형에 맞게 시트가 조절되는게 특징.

대우는 이 컨셉트카를 기본으로 싱글 헤드램프와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의
경차를 만들어 내년 상반기부터 시판할 계획이다.

대우는 또 지난 95년 서울모터쇼에 출품한 미니밴형 컨셉트카 "DACC-II"를
기본으로 오는 99년께 미니밴형 다목적 차량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93년 시카고모터쇼에 첫선을 보인 컨셉트카 "HCD-I"는
실제 티뷰론의 "선조격"인 차이다.

특히 이 컨셉트카는 국내 메이커가 내놓은 컨셉트카 가운데 양산차를
탄생시킨 첫 모델로 꼽힌다.

현대 캘리포니아 디자인연구소가 첫 컨셉트카 HCD-I를 토대로 개발한
이 모델은 지금의 티뷰론과 외관은 물론 성능도 거의 같다.

HCD-II가 약간 도톰하고 독특한 3인승 시트를 갖춘 반면 티뷰론은
날렵하고 4인승이라는 점이 다른 정도다.

현대는 이밖에 지난 95년 디트로이트모터쇼를 시작으로 세계 주요
모터쇼에 잇따라 출품돼 호평을 받은 세번째 컨셉트카인 HCD-III를
기초로 MPV(다목적차량)를 양산할 계획이다.

HCD-III는 4륜구동형 스포츠카이면서 차체높이를 조절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99년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양산될 MPV는 지금의 HCD-III의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역시 지난 95년 서울모터쇼에 내놓았던 컨셉트카 "KMX-3"와
"KEV4"를 기본으로 한 새 모델을 개발중이다.

이중 KMX-3는 차세대 4륜구동차로 스포티지의 다음 모델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