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개인택시의 수가 많아지면서 그 부작용도 심해지는 것 같다.

신정연휴기간에 두 세차례 개인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다.

앞서가던 개인택시가 승객을 태우려고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에서 차를
세우는데, 문제는 도로의 오른편으로 붙여 대지 않고 가는 도중 그냥 멈춰
서는 것이었다.

뒤따라가던 본인으로서는 택시가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든가, 차선을 변경해
비켜나갈 수밖에 없으니 다소 짜증이 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차선을 바꾸어 지나가면서 가볍게 경적을 울리자, 그 개인택시는 즉각
내차를 앞질러 서더니, 다짜고짜 욕설을 하면서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었다.

그럴지언정 사소한 일이라 그냥 지나치려 하자 이번엔 차 앞을 가로막고
폭력배와 같은 위협적인 행동으로 차문을 열며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해 대는
것이었다.

맞은편 차선에 서 있던 목격자들이 있었기에 더 이상의 봉변은 면했지만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예전에는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하기 위하여 모든 택시회사의 기사들이
무사고 안전운전 예절을 좌우명으로 삼고 밝은 택시문화를 이끌어 왔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개인택시면허의 매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돈만있으면
무자격자도 개인택시를 구입해 운행하고 있다.

현행 법규는 모든 자격증은 매매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택시
면허는 어떻게 공공연히 매매가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모든 면허.자격증은 보수교육을 받아 그 유효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법규
위반시에는 가차없이 면허를 박탈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법상식
이다.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한 기사는 일반택시기사 시절에는 아주 모범적으로
십수년동안 교통법규를 실천해 왔고, 친절해 왔기 때문에 주어진 것으로
안다.

그런데 요즈음의 개인택시 기사들 중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자주 눈에
띈다.

무자격자가 돈을 주고 개인택시면허를 사서 운행하는 현행 관리법규는
손질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개인택시라는 "모범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난폭운전.불친절.합승강요 등으로
승객으로부터 고발을 당하는 기사들에게는 가차없이 면허를 박탈하는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만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법규준수 의식을 높일수 있고, 개인택시
면허를 갖지 못한 기사들에겐 더 많은 기회를 줄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경찰에서도 모범택시나 개인택시 기사들의 사고나 고발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십수년동안 한결같이 모범운전과 친절로 일관되게 묵묵히 핸들을
잡고 승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거리의 천사인 기사들이 훨씬 많으며, 이들
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도, 앞에서 지적된 "꼴뚜기" 같은
기사는 반드시 추려내어야만 이 분들에게도 힘이 될 것 같다.

최필승 < 경남 거제시 옥포2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