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하루 등락폭이 18원에 달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은 지난 90년 시장평균환율제 도입이후 최대의 혼란을 빚었다.

이날 오전 한때 8백87원까지 올랐던 환율이 오후들어 8백69원선까지 급락
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다섯차례에 걸쳐 환율을 재고시하는 바람에 달러화를
매입하려는 중소무역업체 여행사 유학생자녀를 둔 부모 등이 수요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환율고시가격을 무려 다섯차례나 바꾼 조흥은행의 경우 개장초 고객매도환율
을 8백65원62전에 고시했다가 오전 10시50분께 8백69원14전에 고시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환율이 급등하면서 오후 2시께 다섯번째로 8백60원35전을
고시, 큰 폭의 등락을 나타냈다.

3시간만에 달러당 10원의 가격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외환은행도 이날 오전 10시30분께 8백95원23전에 고시한 고객매입환율을
오후 2시께 8백86원9전으로 끌어내렸다.

이밖에 제일 상업 서울 국민은행 등도 이날 서너차례의 환율재고시를 통해
환율급변을 시중에 알렸다.

이에 따라 외화를 취급하는 중소무역상들의 환율 문의전화가 은행창구에
빗발치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여기에 여행자수표 등 싼 값에 달러화를 확보하려는 일부 여행사들도
하루종일 환율고시 추이를 지켜보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해외에 유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들도 오랫만에 달러값이 내려가자
은행창구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환율변동폭이 워낙 커지면서 대부분 매입을 관망하는 태도였다.

이날 달러화 매입을 위해 은행을 찾은 김모씨(56)는 "모처럼 환율이 하락해
달러화를 매입하기 위해 나왔다"며 "최근 서울외환시장이 지나치게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고 촌평.

은행 관계자들은 "고시환율 등락폭이 이처럼 커진 것은 처음"이라며 "현찰
매입.매도율 뿐만 아니라 전신환및 여행자수표가격도 등락이 커 창구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