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드는 재료였다.
대나무 조각에 글씨를 써서 책을 엮는 것이었다.
죽간은 일찌기 중국 주대에 처음 사용된 이후 진대와 한대에 성행했고
육조대에도 이용되었다.
죽간은 우선 대나무의 마디를 잘라내고 마디 사이의 부분을 세로 쪼갠다.
그런 다음 대나무 조각을 불에 쬐어 기름즙을 빼내는 한간을 하고 푸른
껍질을 벗겨내는 살청을 한다.
그것은 글씨를 쓰기 좋게 하고 벌레에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칠 또는 먹을 이용하여 글씨를 쓰고 교정을
할 때에는 글자를 칼로 깎아 낸다.
죽간은 주로 서적을 만드는데 이용되었다.
죽간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았다.
가장 긴 것은 2척4촌 (72cm)으로 경전 법률 역사등의 서적에, 다음은
1척2촌 (36cm)으로 "효경"에, 그 다음은 8촌 (24cm)으로 전기서와 자전에
각기 쓰였다.
죽간의 이러한 장단은 서적의 중요성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죽간의 너비가 몇 cm에 지나지 않아 한줄밖에 쓸수 없는데다
한줄에는 8~10자밖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죽 또는 비단으로 된 끈으로
묶어 편철을 했다.
이와 같이 여러 장의 간을 편철한 것을 책 또는 책이라 불렀다.
개개의 간을 편철하는 방법으로는 횡연식과 중적식이 있었다.
횡량식은 댓발을 엮듯이 끝으로 죽간의 위와 아래 두곳을 엮는 것이고
중적식은 너비가 넓고 길이가 긴 죽간의 위쪽에 구멍을 뚫어 겹겹이 철하는
것이다.
죽간은 그 실물이 20세기에 들어와서 중국 서북쪽 변경에서 유럽의
학술탐험대에 의해 한대의 것이 첫 발견되었다.
그뒤로는 1951년 이후 호남성 장사 등에서 한대 이전의 전국시대
죽간들이 잇달아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중국 동부지역의 한 출판사가 "시경"을 죽간으로 펴내 놓아
화제다 197개의 대나무 조각에 4,600자를 써 놓은 이 시집은 1천부
한정판으로 수집가들에게만 배부될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을 통한 간행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전자출판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득한 옛날을 되돌아 보게 하는 화제거리인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