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18일 금융산업발전심의회에 제출한 보험산업신규진입제도
개선방안에서 현대 LG 대우등 3개대그룹에 생명보험업진출의 길을 열기로
한 것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에 따른 대외개방계획과 삼성그룹등
기존 진출업계와의 형평성등을 감안한 것이다.

또 이들 대그룹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생보사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어
진입규제의 실효성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진작부터
예견해 왔던 일이다.

이번 생보업진입규제완화가 선례로 작용해 은행등에 대한 대그룹들의
진입규제도 장기적으로는 이같은 양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합작은행으로 지분제한이 완화돼있는 한미은행에 대해서는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이 이미 지분경쟁을 시작한 상황이다.

장래에 대기업이 지배하는 은행이 출현할 경우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형평론이 제기될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정부가 경제력집중억제를 위해 펴왔던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불허"
원칙이 점점 허물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 대그룹이 생보업계에 진출할 경우 지급능력이 부족한 회사를
인수토록 하는 조건을 첨부함으로써 부실생보사문제를 해결하고 대외경쟁력
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대그룹의 생보업진출허용에 대한 국민적 반감도
무마할수 있게 됐다.

이번에 회사설립후 5년동안 사업비의 2분의1까지를 이연하여 5년동안 균등
상각할수 있는 초기사업비 이연상각제도를 폐지한 것도 대외경쟁력강화라는
같은 맥락으로 볼수 있다.

이제도는 그동안 신설생보사들이 과다한 사업비를 지출하는등 외형성장을
추구할수 있게 용인함으로써 재무구조 부실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정부는 대외개방일정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진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부실경영에 대한 관리는 강화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과제라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결국 보험업계는 사실상 진입규제가 철폐돼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