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말 달러당 8백44원대였던 환율은 이달들어 최고 8백87원까지
치솟아 하루 평균 (거래일 기준) 1원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가
지속적인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국가경제 및 기업활동뿐만 아니라 개인
경제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예를들어 원화를 달러화로 바꿀 당시의 환율과 나중에 쓰고 남은 외화를
재환전할 때의 환율이 서로 다를 경우 그 차이 만큼 이익이나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요즘처럼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 원화가치가
떨어질 때는 가급적 빨리 달러를 매입하는 것이 좋다.

유학생 자녀를 위해 해외로 송금할 경우도 가능한한 빨리 달러를
사야한다.

또 해외여행을 할때는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대신 여행자수표 (TC)로
결제해야 경제적이다.

카드사용금액은 보통 한달정도 지난뒤에 원화로 결제되는데 이기간중
환율이 오르게되면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장기체류자라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강세가 예상될 경우 당연히
달러화를 많이 갖고 나가는 것이 낫다.

그러나 일반인이 은행에서 외화를 사고파는 가격은 매일 외환당국이
고시하는 매매기준율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은행들에게 거래수수료로 일정분을 떼줘야 한다.

현재 은행의 달러화 현찰중개수수료는 매매기준환율의 1.5%이고
전신환수수료는 0.4%수준이다.

당일 매매기준율을 8백80원으로 가정할 때 현찰매입비용은 1.5%분
(13원20전)을 더한 8백93원20전에, 매도가격은 그만큼을 뺀 8벡66원80전에
형성되는 것이다.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뚜렷한 확신이 없을 때는 차라리
외화예금을 드는 것이 낫다.

상당수의 시중은행들이 취급하고 있는 외화종합통장은 연금리 1.5%
안팎의 개인예금과 4%수준의 외화적금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예금을 찾을 때 외화로 찾을 수 있어 환율변동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데다 소정의 이자까지 챙길수있으니 "꿩먹고 알먹는"셈이다.

최근 기업들의 외화당좌예금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이같은 외화예금의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이 오른다고 무작정 달러화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달러화와 원화의 금리차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원화는 달러화에 비해 6.4% 가량 금리가 높다.

따라서 같은 금액을 달러화로 보유하고 있을 경우 연 6.4%의 금리를
포기해야 한다.

달러보유비용을 이런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하루 평균 15전안팎이 된다.

환율이 하루에 15전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