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 등소평사망 소식을 접한 현대 삼성 LG 대우 등 주요 기업들은
등의 사망으로 당장 중국의 정치나 개혁 개방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이날 하루종일 북경 상해 등지의 지사와 사무소를 통해 상황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대그룹은 종합상사 건설 자동차 정공 등 중국에 현지법인이나 지사를
두고 있는 계열사들이 중심이 돼 상황파악과 향후 전망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현대관계자는 "등의 사망은 오래전부터 예견됐기 때문에 특별히 긴박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작년 6월 정몽구회장이 중국을 방문해 강택민
국가주석을 예방하는 등 중국지도자들과 교분을 쌓은 바 있어 현대의
사업에는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새벽 1시 중국지사로부터 등사망 소식을 타전받고
이필곤회장이 대표로 나가 있는 중국본사의 지휘 아래 중국내 동향을
주시하는 한편 이상징후 발생시 즉각 보고토록 지시했다.

삼성은 특히 중국내 분위기를 고려해 음주가무와 화려한 색상의 옷차림
등은 자제할 것도 당부했다.

LG그룹도 이날 새벽 중국지역본부로부터 등사망 소식을 보고받고 중국내
사업 파트너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도록 지시했으며 대우그룹은 강병호
(주)대우사장이 중국에 나가있던 구자일이사를 불러들여 현지상황을 보고
받았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