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위기에 처한 중국을 돕는다"

강택민은 등소평 사망에 따른 정국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승리가 확실한
전쟁"을 한차례 치를 가능성이 높다.

그 대상으로 대만을 선택할 경우 대만은 결국 중국을 돕는 셈이 될
것이라는 역설적인 얘기다.

강택민은 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수시로 실시해야
할 입장이다.

군내의 노장파를 대체할 청년군관들을 등용시키고 군사위원회 주석이라는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 택할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대만압박이기 때문
이다.

국내 불안정의 화살을 밖으로 돌릴때도 대만은 그 대상이 될수 있다.

반대로 대만이 중국에 대해서 선제공격의 빌미를 제공할수도 있다.

대만의 독립선포나 그에 가까운 조치도 대만해협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개연성이 있다.

또한 대만이 자국의 경제적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등지에서 대량의 무기를
구입하고 인접국가와 동맹관계를 맺으려 할때도 대륙과의 긴장이 빚어질
것이다.

등의 생사와 관계없이 중국의 일관된 대만정책은 통일이다.

몇십년동안 이 슬로건은 계속 그대로 유지돼 왔다.

비록 시기마다 다른 내용이 포함됐지만 한번도 대만을 포기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또 대만문제를 해결할때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

이것이 중국의 기본정책이다.

92년 제14차 중국공산당대회에서 강택민은 군대의 사명을 "조국통일수호,
영토보전및 해양권익"이라고 밝히면서도 평화통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중국당국은 그동안 대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진정한 이유가 미국의
제7함대가 태평양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도,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기 때문도 아니라고 강변해 왔다.

대만을 침공하지 않는 이유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군사강국들이 한국전
월남전 베트남전 등을 치르는 바람에 대만과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전쟁을 치를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대만전쟁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전쟁준비와 실질적인 전쟁의 발발은 또다른 얘기가 될수 있다.

이같이 보는 이유는 등의 뒤를 이은 강택민이 현재의 경제성장을 중지시키
거나 교란시켜 가면서까지 전쟁을 일으키겠느냐는 점이다.

또 대만의 병력은 중국을 침공하는데 부족하지만 대만을 방어하는데는
충분하다는 현실적인 벽이다.

대만을 침공했다가 대만이 완강히 버텨 체면만 손상하고 철수하는 수모를
당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정황을 감안할때 등이 없는 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나타날 가능성은
네가지(양력우 미국세톤대학교수, 대만출신)이다.

첫째는 현상유지.

이 경우는 민간교류와 경제 무역관계는 계속 증가하지만 정치관계와 외교
관계의 교착상태는 여전할 것이다.

둘째는 중국이 대만의 유엔가입을 양보하고 대만은 중국에 대해 삼통(통신
통상 통선)을 개방하는등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이다.

셋째는 중국이 대만이 대해 강경정책을 취하고 무력사용의 위협을 가하는
등 긴장관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넷째는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대만을 무력침공하는
것이다.

양교수는 이중 쌍방이 중대한 정치문제를 상대방에게 양보해 양안관계에
중대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만이 국제정치의 현실을 무시하고 독립을 선포해 중국으로
하여금 무력침공의 빌미를 제공하는등 양안관계가 크게 퇴보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양교수는 지적한다.

외교전문가들은 "중국이 전면전을 일으키기보다는 대만을 함대로 봉쇄
하거나 국지적으로 공격해 대만 스스로 무릎을 꿇게 하는 정책을 택할 것"
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