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LG그룹회장이 22일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 세계 초우량기업을 만들겠다"는
취임사와 함께 대권을 이어받은 구회장은 불과 2년새 LG를 크게 변화시켰다.

가장 보수적인 그룹에서 가장 공격적인 그룹으로 탈바꿈시켰는가 하면
기업문화나 그룹이미지도 새롭게 바뀌었다는 평가다.

공격경영의 성과는 지난 2년간 지속된 의욕적 사업확장과 기업인수실적이
뒷받침한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 획득과 민자발전참여.해외
부문으론 영국내 반도체및 가전부문 대형투자 동남아 통신시장진출등
꼽을수 있다.

기업인수도 활발,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제니스와 폴란드 페트로은행를
사들였다.

구회장 취임후 LG의 조직문화는 확실히 달라졌다.

보수적이면서 우직한 분위기에서 철저한 성과주의와 발탁인사로 대표되는
문화가 정착됐다.

능력주의가 도입되면서 사풍도 진취적이며 도전적으로 변하고 있다.

구회장의 경영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사업 가운데 수익성이 없거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수 없는 분야는
과감하게 포기한다는 것이다.

LG전자의 이탈리아 냉장고공장철수가 대표적인 예이다.

대신 잘할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 세계 초일류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한경플레이스먼트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그룹이미지 조사결과 LG는 입사선호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구회장이 이끄는 LG호의 미래상은 2005년까지 세계 최고기업으로 뛰어
오른다는 것이다.

그룹의 중장기비전인 "도약 2005"가 이를 함축하고 있다.

"도전과 창의의 기업문화혁신"과 "세계수준의 핵심역량확보"를 통해
이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협력업체공개모집과 사내벤처도입이 기업문화혁신 차원이라면 글로벌MBA
과정이나 해외인재육성은 핵심역량확보를 위한 것이다.

그동안 구본무회장의 LG호는 순항을 해왔다.

앞으로도 순풍에 돛단듯 나아가려면 몇몇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그룹
안팎에선 보고 있다.

새로운 조직문화의 조기정착과 탄탄한 수익사업확보이다.

특히 연공서열에 익숙한 사람들이 성과주의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아
문화착근은 가장 큰 과제라고 할수 있다.

한편 일선에서 물러난 구자경명예회장은 주 2회 트윈빌딩에 들려
복지재단일을 볼뿐 사업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날엔 골프를 치거나 원예로 여유있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