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관계기관은 대동조선(주)의 협력.하청업체들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주십시요"

한국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1백여 회원사가 21일 부산 남태평양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위기상황에 빠진 자신들에 대한 당국의 배려를 호소하고
나섰다.

한보그룹의 실질적 계열사인 대동조선이 한보철강부도여파로 쓰러지면서
기업경영이 벼랑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정부의 관심이 한보철강과 이 회사 협력업체 회생에만
집중되는 바람에 한보의 사실상 계열사인 대동조선에 납품하는 조선기자재
업체들에 대한 대책수립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동조선이 한보와의 관련때문에 부도가 났는데도 한보의 정식
계열사가 아니어서 협력업체들은 진성어음의 일반대출전환이나 금융기관의
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협력업체들에 대한 무담보
지급보증 등 실질적인 여신 확대도 요청했다.

특히 "대동조선은 현재 진해조선소에 15척, 부산조선소에 2척 등 모두
18척 4억4천만달러의 선박을 수주받아 건조중에 있어 정상조업만 진행된다면
선박건조 계약업체들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아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계조선시장에서 국내조선소의 신용이 떨어지지 않도록
포항제철 한국전력이 계속해 선박의 주요자재인 강판과 전기 등을 공급해
주고 금융기관은 신용장 개설 등을 지속시켜 줄 것"을 호소했다.

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구자영 이사장은 "조선기자재업체가 쓰러지면
조선업계도 국제경쟁력을 잃게 되는 등 국내산업의 파행운영이 불가피한
만큼 조선기자재업체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일관된 중소기업 보호정책을 펼쳐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 부산=김태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