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정국을 타개하고 김영삼대통령의 집권 종반기 국정 면모쇄신을
위한 당정개편이 점차 가시권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대통령은 한보사건으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고 여권의 면모일신을
위해 청와대와 내각은 물론 여당진영을 전면 개편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이미 구체적인 인선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당정개편으로 여권의 대선구도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여권 핵심진영도 어떤식으로든 정리가 될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개편시기의 경우 <>김영삼대통령 취임 4주년인 2월 25일 직후 <>국회
대정부질문이 끝나는 3월초 <>보선후인 내달 5일이후 등 3가지 설로 압축
되고 있다.

취임 4주년 직후설은 김대통령이 25일께 한보사태등에 따른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정국쇄신을 위해 당정개편을 단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오는 28일까지 국회 대정부질문이 계속되는데다 김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발표이후 여론의 반향도 지켜보지 않겠느냐는 점에서 담화발표 직후의
개편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달초 단행하되 보선을 감안해 청와대와 내각은 3월 2,3일께 먼저
하고 당개편은 내달 5일 보선후에 단행할 것이라는게 여권주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정개편의 폭에 대해서는 <>조각수준의 대폭이 될 것이라는 관측과 <>일부
핵심요직 등을 제외한 중폭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혼재하고 있으나 최근
정국분위기로 볼때 전자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한국당은 이홍구대표의 교체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가 "이대표는 자유롭게 대선주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차기대표는 "민주계 배제" "초심자 배제"라는 두가지 원칙하에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최형우 김덕용의원등 민주계와 이회창 박찬종고문등 영입파는 대표
인선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며 김윤환 이한동 김종호의원등 민정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개편의 경우 중폭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속에서
김광일비서실장과 이원종정무수석의 경질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에서는 최근들어 노동법 파문과 한보정국이 터지면서
<>노동법 처리 <>김대통령 연두기자회견 <>여야영수회담 <>김대통령 차남인
현철씨 검찰출두여부등 시국수습방안을 둘러싸고 참모들간 갈등설이 흘러
나왔다.

따라서 여권내에서는 청와대 비서진의 "단결과 협동"이 이뤄지도록 이번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실장은 최근 김대통령 보필의 잘못을 자임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실장은 교체될 경우 통일부총리나 법무장관등으로의 입각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정무수석은 지난 93년 12월 공보처차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3년2개월동안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해온 청와대내 최고참 수석.
비서실장 승진설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으나 유임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석채경제수석도 누구보다 관심을 끄는 대상중 한 사람으로 한보사태와
관련, 구설수에 오른 것등을 감안해 경질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내각개편의 최대 관심사는 이수성총리의 교체여부지만 현재로서는 이총리를
포함한 전면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총리가 물러날 경우 신한국당 입당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현재로선 그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총리와 함께 각료도 상당폭 경질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외무 국방 내무등 임명된지 얼마 안되고 안보와 관련된 부처 장관,
그리고 신경식 정무1장관등은 유임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