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임채정 의원은 24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행사한 권력은 안기부장이나 총리보다도 크다"며 현철씨의
재계인사 관리방식과 인맥, 한보철강 시설도입 과정에서의 개입의혹을 제기
했다.

임의원은 "현철씨는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재계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제1그룹은 재벌2세로 구성된 소위 "황태자그룹"으로 한보 정보근
회장은 주요 구성원중 한명"이라고 주장했다.

황태자그룹은 주로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젊은 재벌2세 1백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철씨가 주도하고 있는 "경영연구회"의 핵심 멤버들이라고 임의원은
주장했다.

임의원은 "현철씨는 제1그룹 관리를 위해 2가지 라인을 활용했다"며 "1라인
은 안기부 오모차장이 관리를 하다가 요즘은 안기부내 신민주계 핵심인
김모차장이 하고 있으며 연락담당은 안기부 이모씨"라고 밝혔다.

임의원은 "황태자 그룹의 제2라인은 92년 대선당시 "영 소사이어티"의 자금
관리인이었던 (주)심우 대표이사 박태중씨로 박씨는 현철씨에게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인사할 정도로 주가가 높다"고 주장했다.

현철씨가 관리하는 재계의 제2그룹은 벤처산업 회장단이라고 임의원은 지적
했다.

임의원은 "현철씨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유엔청년협회"의 이사진에
제2그룹 기업인들을 대거 포진시켜 자금줄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의원은 또 "한보의 설비구매 과정에서 독일 SMS사는 2천억원이상의
리베이트를 현철씨에게 제공했으며 일본 고베철강과의 계약은 현철씨의
심복인 박태중씨가 했다고 한다"며 간접화법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임의원은 "현철씨는 법적 지위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경제 행정
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그래서 사람들은 현철씨를
"황태자"또 "실세 부통령"이라고 부른다"고 꼬집었다.

임의원은 "만약 현철씨의 비리 관련설이 사실이라면 현철씨의 그러한 행동이
가능케 된 배경으로서 김대통령의 책임 또한 간과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