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체들은 앞으로의 기업활동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가.

설비투자 전망을 보면 기업들의 상태는 "의욕상실증후군"이란 진단이
나올 정도이다.

통상산업부는 올해초 국내 2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97년중 얼마나 설비
투자를 하겠느냐"고 물었다.

결과는 지난해보다 2.1% 감소한 38조8천37억원.

통산부 조사(93년시작)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설비투자동향은 지난해 10월달에 이뤄진 산업은행의 전망치도 0.9% 증가에
그쳤었다.

연말에 이뤄진 한국은행 조사결과만이 3.7% 증가로 나타났을 뿐이다.

하지만 94년이래 두자리수 설비투자가 이뤄져 왔음을 감안하면 한은의
조사결과도 우울한 수치임은 분명하다.

단순한 투자규모 감소가 문제가 아니다.

일부 지속하는 투자도 상당히 소극적 내용이다.

2백대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 동기를 조사한 결과 설비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는 6.8%가 감소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합리화 연구개발 공해방지 등에 투자하는 금액만 늘었다.

결국 경제규모 확대 가능성이 그만큼 적다고 기업체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투자가 지난해보다 1백6.3%나 증가할 전망이라는 수치는 기업체들의
이같은 체감지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국내를 마다하고 "해외로 해외로"옮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임금(81.5%) 입지부족(9.8%) 행정규제(8.7%) 때문이란게 2백대 기업의
응답이다.

결국 고생산요소 비용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기업체들의 의욕을 부추기기간 요원한 일로 보인다.

<박기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