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은 25일 북경인민대회당에서 열릴 등소평추도식
식사속에 "은유적인 방법으로 중국역사에서 등이 모택동보다 큰 공헌을
했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확정, 등유족의 동의를 얻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이 24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장례위원장인 강주석이 추도사속에 포함될 등소평의 치적과
인간성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등유족의 동의를 구한 상태"라며 "이는
강주석이 등에 대한 예우를 극진히 한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등사망후 관영매체인 CCTV 북경TV 등이 시간대마다 들려주는 애도
음악 황하송은 "중국은 상징하는 곡"이며 모택동사망당시 황하송을 틀지
않았던 전례에 비춰볼 때 "중국수내부가 등을 모보다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황하송은 "바람이 거세게 분다. 말이 큰 소리로 울어댄다. 황하강이 포효
한다"로 시작해 "황하를 보호하고 고향과 중국을 사랑한다"로 끝난다.

실제로 중국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관영신문들은 등이 사망한
다음날자(20일) 신문에 모택동사망때보다 무려 3배 이상 큰 가로 세로
21.5cm 29cm의 등얼굴 사진을 게재했다.

중국전문가들은 "관영매체에 게재되는 등사진의 크기는 각 신문사가
독자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수내부가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며 "등에 대한 평가가 이미 내려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외교소식통들은 이와함께 강주석의 향후행보와 관련, "중국공산다과
국가중앙군사위원회"가 등의 사망사실 발표기관에 들어있는 점을 유념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군사위원회"는 지난 20일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위원회"와 공동으로 등사망
사실을 알렸다.

"군사위원회"는 모택동사망때는 끼이지 못했던 기관이다.

등사망 사실을 발표한 당정군기관은 강주석에 의해 확정됐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등을 잃은 강주석이 자신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육해공
인민해방군을 각별히 배려하고 등사망 이후에 군수뇌부를 끌어안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징후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이밖에 중국의 모든 신문들이 일제히 게재하고 CCTV등이
반복해서 낭독 보도하고 있는 등소평일대기(등장례위원회명의) 내용과
관련, "89년6월 발생한 천안문사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채 89~90년
시국이 위험할 때 진취적 안목으로 일을 처리했다"고만 설명하고 있다면서
"강택민체제가 천안문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북경=김영근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