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개발형 제약회사이다.

따라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엄격해지고 기술력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제약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가장 경쟁력 있는 제약업체로 꼽힌다.

대형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자사제품의 매출비중이 50%를 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고성장분야인 생명공학의약품과 예방약의 개발력이
업계 최고수준이라는 점.

82년에 설립한 (재)목암생명공학연구소는 생명공학관련 기초연구에 주력하고
녹십자종합연구소는 이를 활용해 상품화연구를 수행한다.

주력제품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강점이다.

매출액의 27%를 차지하는 혈액제제(알부민)와 19%를 차지하는 미생물제제는
기술축적과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제품이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업계 1위이다.

지난해 매출액의 6.4%인 1백3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으며 올해는
이를 1백5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녹십자는 B형간염백신, 유행성출혈열백신, 수두백신, 에이즈진단시약 등
예방약과 진단시약의 개발에 많은 업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암진단시약의 국내 최초 개발은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이다.

또 세계 최초로 인체내의 P53유전자가 B형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내고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여성호르몬제는 올해안으로 미국에서 동물실험을 마무리하고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올해는 아이 비글로블린에스(정맥주사용 감마글로블린) 리판틸200M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란트(항진균제) 리메타손(부신피질호르몬) 등의 신제품
을 발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6년 매출액은 한해전보다 16.6% 늘어난 2천2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약간 늘어난 57억원.

허영섭 회장은 "인도네시아 공장에 이어 올해는 중국현지공장을 완공할
예정이어서 매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경제연구소 임진균 선임연구원은 "녹십자의 이익증가율이 업종평균을
상회하고 있고 고성장분야인 생명공학의약품과 예방약의 개발력이 우수해
성장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적정주가를 9만대로 보고 있다.

< 백광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