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중에는 5명에서부터 20명, 50여명의 적은 인원을 가지고 아이디어
를 창출해가며 성장해가는 기업이 상당한 숫자에 이른다.

이런 인원으로 생산공장을 운영하는데 피눈물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한다.

왜냐하면 정부에서 지정해주는 공단에는 입주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

할수 없이 조그마한 장소에 불법적인 공장을 짓고 운영하게 된다.

공무원들은 이러한 약점을 이용하여 뇌물이 오고간다.

본인이 잘 알고 있는 한 중소업자는 30여명의 직원을 두고 전적으로 수출만
하여 한달에 1천만달러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자는 자기땅을 가지고도 공장을 짓지 못하고 고가의 임대료를
내고 운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공장부지로 허가신청서를 내면 땅값이 올랐다고 토초세가 부과
되고, 공장을 짓게 되면 개발분담금으로 땅값의 50%를 내야 한다.

뿐만아니라 수출금융특혜에서 5억원을 한도로 정하고 수출실적이 약간만
떨어져도 시중은행에서는 한국은행에 가서 확인서를 받아 오라고 한다.

수출확인서 서류신청에 돈봉투를 넣지 않으면 결재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애로는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얼마전 중소기업인 이영수씨의 "뇌물 안주면 기업못한다"는 하소연에
공감이 간다.

본인은 그린벨트내에서 지난 80년대에 젖소 50마리를 키우다 처분하고
말았다.

구도시계획법에 그린벨트내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가축을 사육할수 있다고
명시해놓고, 시행령에는 돼지.닭만 표시해 놓고 있어 소만 키우면 공무원들이
비닐하우스를 파괴한다.

여기도 뇌물만 주면 무사하다.

꿩.멧돼지.사슴.곰 등은 "가축"이 아니고 "야생"이라는 이유로 이것도
못하게 한다.

할수 없이 뇌물로 해결하게 된다.

그린벨트지역내의 등기가 있는 가옥에도 10평미만은 증축이 가능하다고
해서 군청에다 3평을 신청하였다.

군청에서는 허가가 되었는데 군사보호지역이라고 하여 군부대에서 작전상의
이유로 불허한 사실이 있다.

이때가 문정동의 군사보호지역은 수만평을 해제해주며 허가되어 말썽이
있을 때였다.

군사보호지역은 행정관청이 두 곳이라고 보인다.

최근에는 도시계획법이 비닐하우스가 공작물로 바뀌어 농사용이 아니고는
불가능하게 되어 있지만 뇌물만 쓰면 창고용으로도 가능하다.

본인은 1천2백만원을 들여 비닐하우스를 지었다가 하루아침에 포크레인으로
찍어 파괴하여 파이프자재도 재활용 못하고 고철장수에게 주어버렸다.

국민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수 없다.

건축물도 신축할 때 허가 당시 떡값이 필요하고 또 사용허가때 떡값을
주어야 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있다.

기업활동 규제 완화는 말 뿐으로서 실제는 안되고 있다.

윤광모 < 서울 종로구 신문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