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의 이면도로에 마련된 거주자우선주차 및 주차질서 시범구역이
무단투기된 쓰레기와 각종 노상 적치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약 30여대가 주차가능한 서대문구 북아현3동 추계예술대학옆에 마련된
주차질서 시범구역.이 곳은 주택가에서 버린 쓰레기와 인근 건물 신축
공사현장에서 버린 건축자재물이 뒤엉켜 심한 악취를 뿜어내고 있다.

주민들은 이 구역내 주차차량 뒤편에 쓰레기를 버리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점을 이용,심야에 몰래 쓰레기를 내다버리고 있다.

인근 상점들은 업무용임을 과시하듯 트럭 1대로 2~3곳의 주차구역을
차지한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상점 물건들도 쌓아 놓고 있다.

주민 김미라씨(27.주부)는 "주차질서시범구역을 지날 때면 각종
쓰레기에서 나오는 냄새로 매우 역겹기다"며 "자기만 주차하려고 너저분한
것들을 진열해 놓은 것을 보면 차라리 주차구역이 없는게 낫겠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차질서 시범구역은 현재 서울시 각 동마다 설치돼 있으나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달에 2만원을 받고 심야에만 거주민에게 우선적으로 주차할 수
있도록 한 거주자우선주차구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강동구 상일동 상일여고 밑에 위치한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거주자만이 주차할 수 있고 이외시간은
아무나 무료로 주차를 할 수 있게 돼있다.

그러나 거주자들이 낮시간에 주차한 차량들이 저녁에도 차를 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치물을 쌓아 놓거나 쇠파이프를 도로에 박아놓기도
한다.

이러한 무질서한 주차구역을 정비하기 위해 서초구는 아예 오는
3월1일부터 요일별로 청소시간을 지정해 주차를 금지하는 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청소시간동안 차를 빼지 않을 때는 견인조치 할 방침이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