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판화작가 2백여명이 참가하는 "97 서울판화미술제"가 3월7~1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펼쳐진다.

한국판화미술진흥회 (회장 김태수)가 주최하는 서울판화미술제는 95년
처음 마련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아시아 유일의 국제판화전문견본시.
판화미술시장의 육성과 미술대중화를 위해 창설된 이 행사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 역량있는 작가들의 판화를 한자리에서 전시 판매하는
국제적인 판화미술제로 자리잡았다.

국내외 40여개 화랑과 8개 판화공방, 12개 판화관련 업체가 참가하는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판화외에 조각 공예 등 멀티플 개념을
적용할수 있는 작품들을 대거 출품해 미술품의 대중적 확산을 도모하는 점.

또 화랑마다 50% 이상을 신작으로 출품토록 유도, 재고품 전시를
지양하고 시장개방에 대비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1인이상의 국내 작가
참여를 의무화했다.

전시는 본전시와 특별 기획전으로 꾸며진다.

본전시는 참가 화랑들이 출품한 신작 판화와 멀티플 작품을 판매하는
"화랑기획전", 각 공방과 외국의 판화퍼블리셔들이 기획한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 퍼블리셔전", 종이 잉크 프레스 액자 등 판화제작에 필요한 재료 및
장비와 판화관련 출판물 도예 공예 아트포스터 CD-롬 등 다양한
문화상품들을 전시하는 "관련 업체전" 등으로 구성된다.

본전시 출품작들은 1만~3백만원 등 다양한 가격에 판매된다.

변종하 김기창 김봉태 김창렬 이강소 황규백 황주리 샤갈 아르망 세자르
스텔라 칠리다 등 국내외 인기 작가들의 경우 여러 화랑에서 내놔 선택
폭이 넓다.

특별전으로 "중국 목각판화의 흐름전"과 젊은 판화작가들의 그룹전인
"BELT전"이 마련되고, 작가 이주영씨가 6백여점의 출품작을 영상과 음악으로
재구성한 멀티슬라이드쇼 "빛과 소리의 앙상블"도 펼쳐진다.

북경의 중국박물관 소장품 78점으로 이뤄지는 "중국 목각판화의 흐름
전"은 당과 명.청대를 거쳐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판화의 시대별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수 있는 드문 기회.

특히 요철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의 습도차를 이용해 찍어내는
수인목판기법은 원화를 능가하는 정교한 화면을 자랑하고 있다.

이밖에 이번 행사에서는 김상구 김봉태 이만익 김형대씨 등 인기
작가들의 목판화 각 1점씩을 수록한 기념 판화집이 발간돼 1백50만원에
판매될 예정.

또 행사기간중 판화사랑회에 가입하는 사람에 한해 작품가의 10%를
할인해주는 "판화사랑회 회원카드"도 발급한다.

미술제 출품작은 서울전에 이어 21~30일 청주 문예회관에서도 전시된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