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별세한 문병혁회장은 한국 복사기역사의 산증인이다.

지난 74년 코리아제록스를 설립한 이래 75년 보통용지 복사기(오늘날
쓰이는 방식)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등 국내 복사기업계를 선도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처음으로 디지털복사기를 생산.공급하기 시작했다.

맨손으로 월남해 자수성가한 사람답게 "근검절약"이 트레이드마크.

무리한 사업확장을 최대한 자제하는 합리적인 경영방법으로
코리아제록스를 지난해 매출 2천2백억원의 복사기업계 랭킹 2위업체로
끌어올렸다.

한국유리그룹 최태섭회장과는 만주시절부터 각별한 관계.

53년 동화산업을 공동으로 설립했고 이후 한국유리를 UNCRA로부터 인수할
때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지금까지도 한국유리 이사직을 맡아왔다.

지난 85년 장남 문대원씨가 코리아제록스의 부회장을 맡으면서부터는
거의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

차남 문용준씨도 코리아제록스 부사장으로 가업을 잇고 있다.

< 김주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