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기계.전자제품에 대해 부가가치생산국 기준으로 원산지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우리업계에 타격이 우려된다.

27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관세기구(WCO) 7차 원산지규정 협상에서 한국 미국 일본등은 기계.전자
제품의 최종 조립국을 원산지로 인정하자고 제안했으나 EU는 40%이상의
부가가치를 생산한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U의 주장이 채택될 경우 우리 해외투자기업은 현지부품 국산화율을 40%
이상으로 높여야 하며 수출업체들이 부가가치 생산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관련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기계.전자제품의 주요 수출국이자 해외투자국인 우리 업계에는
상당한 영향을 주는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편 섬유 원산지 규정과 관련,미국은 염색.날염직물의 원산지를 직조국
으로 하자고 주장했으나 한국 EU 스위스등 대다수국가는 염색.날염국을
원산지로 하자고 요구, 합의를 보지 못했다.

기계.전자및 섬유제품의 원산지 규정은 오는 11월말 제10차 협상에서
최종적인 입장 조율이 있을 예정이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