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어김없이 주총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 14일 주총을 마친 군자산업의 관계자는 "주총전 10여명의 총회꾼들이
총무담당 임원을 찾아와 금품을 요구했다"며 "이들은 대부분 매년 찾아오는
단골 총회꾼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주총장을 찾아와 귀찮게 할 것에 대비, 평균 20만원
정도 현금을 쥐어줬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주총을 개최했던 대원전선 관계자도 "10여명의 주총꾼들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았으며 조금씩 현금을 건네줬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흥 아남산업 보람은행 등 주총을 마무리한 대부분 상장사들이
총회꾼들로부터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흥 관계자는 "이들은 전직교수 회계사 경찰서장 은행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졌으며 재무분석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현재 서울에서 활동중인 총회꾼을 50명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상장사협의회가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주주총회 운영에
대해 설문조사결과 응답을 보낸 2백36개사중 총회꾼들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은
회사가 무려 1백91개(80.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협 관계자는 "이같은 총회꾼들의 횡포를 피하기 위해 상장기업들이
주주총회를 같은 날짜에 몰아서 개최하는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성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