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남용돼 우리나라 환자들의 항생제 내성률이 세계 최고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환종 교수 (소아과)는 91년부터 폐렴 뇌막염 등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15세미만의 어린이 환자에게서 분리한 1백50여
폐렴구균주를 대상으로 페니실린 내성을 조사한 결과 80%가 내성을 갖고
있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최고수준으로 알려졌던 헝가리나 스페인의 60%보다 훨씬
높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는 내성률이 20%선이며 항생제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스웨덴은 1%안팎에 불과하다.

한편 국내의학계가 95년 세계보건기구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페니실린
유도체항생제에 대한 각종 세균의 내성률은 80년초에 비해 최저 17%에서
최고 56%까지 급증했다.

이교수는 "이번 조사는 성인에 비해 항생제를 덜 복용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것임에도 내성률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강한 항생제가
개발돼도 내성이 생기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최악의 경우 어떤 항생제로도
제압할수 없는 슈퍼균의 출현이 우려되므로 항생제 처방에 엄격한 규제가
뒤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