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업인] '가전업체 사장' .. 한국수출산업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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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그룹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최고 사령탑에 오른 윤종용사장은
최근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명함에 "삼성전자 CEO"로 찍히니 좋은 점이 한가지 있다.
전화 한통화로 도시바 사장과 미팅 약속이 가능하다는게 그것이다"
국내 가전업계 경영진의 위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2~3년간 무서운 속도로 글로벌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가전업계.
세계화의 기수를 자처하는 가전사 사장들은 어떤 마인드로 일을 하고
있을까.
구자홍 LG전자 사장이 잭 웰치 GE회장과 남다른 친분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러나 잭 웰치회장도 "존 구"(구사장의 영문 애칭)의 논리력과 분석력에
대해선 놀라움을 표했다.
두사람이 처음으로 만나 경영학 토론을 벌인 뒤 "당신은 GE임원들보다
훨씬 깊숙이 우리 회사의 문제점과 방향을 이해하고 있다"며 감탄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가전사 경영인들은 여느 기업 사장들과 마찬가지로 일에 파묻혀 지낸다.
미래를 예측하는 예견력과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한 것도 다를 게 없다.
여기에 추가로 요구되는 자질을 하나 꼽는다면 "국제화 감각"이다.
가전산업이 비좁은 내수산업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지향하면서부터다.
해외 현지법인을 세우는 일에서부터 공장준공 현지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이제 가전산업은 전통적인 내수산업의 틀을 벗고 있다.
양재열 대우전자 사장의 하루 일과를 보자.
양사장의 기상 시간은 정확히 새벽 5시30분.
간단한 아침운동과 식사를 끝내고 7시께 집을 출발한다.
회사로 향하는 차안에서부터 회사업무는 시작된다.
조간신문을 훑어보면서 하루일정을 점검하다보면 어느덧 회사 정문.
사장실에 들어서는 순간 보고서검토에서부터 바이어상담 임원결재
광주공장방문이 줄줄이 이어진다.
1년 중 1백일 정도는 해외에서 살 정도로 해외출장도 잦다.
퇴근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프랑스 정부가 톰슨멀티미디어 민영화 일정을 연기시켰다는 급전은
외부손님과의 "점잖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보고받았다.
삼성 LG 대우 등 종합전자회사 사장들은 말 그대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회사의 규모가 방대하고 취급하는 품목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술 영업 자금 회계 등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단순히 경영부문 뿐만이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도 민감해야 한다.
스피디하게 변화하는 세계전자업계에서 살아남기위해선 어쩔 수 없다.
사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전자산업은 가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반도체 정보통신에 이어 가전부문 비중은
세번째로 떨어졌다.
LG와 대우는 아직까지 가전의 비중이 가장 크나 역시 지향점은 멀티미디어
등 차세대 정보산업이다.
중견전자업체들인 아남전자나 동양매직 해태전자 등도 마찬가지다.
기존 업종인 TV 오디오에 머무르지 않고 통신 등 신규사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변화가 빠른 전자산업의 흐름을 읽고 대처하기 위해선 기술자 못지 않은
전문지식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해외 생산기지가 확대되면서 유창한 영어실력도 이젠 가전업체 사장들의
필수 소양이 됐다.
외국기자들과 능숙하게 인터뷰하기 위해선 남모르게라도 영어회화 공부를
해야 한다.
외국에 전자단지를 추진하다보면 해당 국가에선 귀빈대접을 받기 일쑤.
때에 따라선 훌륭한 민간외교관 구실도 한다.
중남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가전 3사 덕분에 한.일간의 월드컵
유치전 때 해당 그룹이 세계축구협회(FIFA)인사에 대한 "전담 로비스트"
임무를 맡았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장 있는 곳에 사장 있다"고 해외 출장도 다반사다.
구자홍 LG전자 사장의 경우 지난해 해외출장기간이 1백20일을 넘겼다.
1년중 3분의1을 해외에서 근무한 셈이다.
지난해말 사장 발령을 받은 윤종룡 삼성전자사장은 취임한 지 두달이
넘었지만 국내에 체류한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사장으로 내정된 직후 국내에 들어와서 업무를 파악한 뒤 다시 일본으로
나갔다.
한달도 못돼 다시 말레이시아 셀렘방에 설립된 전자복합단지 준공식
참석차 출국했다.
"경영진들은 국내에 머무르지 말고 해외로 나가 큰 사업의 틀을 구상해야
한다"는 게 임원회의때 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
최근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명함에 "삼성전자 CEO"로 찍히니 좋은 점이 한가지 있다.
전화 한통화로 도시바 사장과 미팅 약속이 가능하다는게 그것이다"
국내 가전업계 경영진의 위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2~3년간 무서운 속도로 글로벌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가전업계.
세계화의 기수를 자처하는 가전사 사장들은 어떤 마인드로 일을 하고
있을까.
구자홍 LG전자 사장이 잭 웰치 GE회장과 남다른 친분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러나 잭 웰치회장도 "존 구"(구사장의 영문 애칭)의 논리력과 분석력에
대해선 놀라움을 표했다.
두사람이 처음으로 만나 경영학 토론을 벌인 뒤 "당신은 GE임원들보다
훨씬 깊숙이 우리 회사의 문제점과 방향을 이해하고 있다"며 감탄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가전사 경영인들은 여느 기업 사장들과 마찬가지로 일에 파묻혀 지낸다.
미래를 예측하는 예견력과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한 것도 다를 게 없다.
여기에 추가로 요구되는 자질을 하나 꼽는다면 "국제화 감각"이다.
가전산업이 비좁은 내수산업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지향하면서부터다.
해외 현지법인을 세우는 일에서부터 공장준공 현지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이제 가전산업은 전통적인 내수산업의 틀을 벗고 있다.
양재열 대우전자 사장의 하루 일과를 보자.
양사장의 기상 시간은 정확히 새벽 5시30분.
간단한 아침운동과 식사를 끝내고 7시께 집을 출발한다.
회사로 향하는 차안에서부터 회사업무는 시작된다.
조간신문을 훑어보면서 하루일정을 점검하다보면 어느덧 회사 정문.
사장실에 들어서는 순간 보고서검토에서부터 바이어상담 임원결재
광주공장방문이 줄줄이 이어진다.
1년 중 1백일 정도는 해외에서 살 정도로 해외출장도 잦다.
퇴근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프랑스 정부가 톰슨멀티미디어 민영화 일정을 연기시켰다는 급전은
외부손님과의 "점잖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보고받았다.
삼성 LG 대우 등 종합전자회사 사장들은 말 그대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회사의 규모가 방대하고 취급하는 품목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술 영업 자금 회계 등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단순히 경영부문 뿐만이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도 민감해야 한다.
스피디하게 변화하는 세계전자업계에서 살아남기위해선 어쩔 수 없다.
사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전자산업은 가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반도체 정보통신에 이어 가전부문 비중은
세번째로 떨어졌다.
LG와 대우는 아직까지 가전의 비중이 가장 크나 역시 지향점은 멀티미디어
등 차세대 정보산업이다.
중견전자업체들인 아남전자나 동양매직 해태전자 등도 마찬가지다.
기존 업종인 TV 오디오에 머무르지 않고 통신 등 신규사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변화가 빠른 전자산업의 흐름을 읽고 대처하기 위해선 기술자 못지 않은
전문지식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해외 생산기지가 확대되면서 유창한 영어실력도 이젠 가전업체 사장들의
필수 소양이 됐다.
외국기자들과 능숙하게 인터뷰하기 위해선 남모르게라도 영어회화 공부를
해야 한다.
외국에 전자단지를 추진하다보면 해당 국가에선 귀빈대접을 받기 일쑤.
때에 따라선 훌륭한 민간외교관 구실도 한다.
중남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가전 3사 덕분에 한.일간의 월드컵
유치전 때 해당 그룹이 세계축구협회(FIFA)인사에 대한 "전담 로비스트"
임무를 맡았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장 있는 곳에 사장 있다"고 해외 출장도 다반사다.
구자홍 LG전자 사장의 경우 지난해 해외출장기간이 1백20일을 넘겼다.
1년중 3분의1을 해외에서 근무한 셈이다.
지난해말 사장 발령을 받은 윤종룡 삼성전자사장은 취임한 지 두달이
넘었지만 국내에 체류한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사장으로 내정된 직후 국내에 들어와서 업무를 파악한 뒤 다시 일본으로
나갔다.
한달도 못돼 다시 말레이시아 셀렘방에 설립된 전자복합단지 준공식
참석차 출국했다.
"경영진들은 국내에 머무르지 말고 해외로 나가 큰 사업의 틀을 구상해야
한다"는 게 임원회의때 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