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애프터서비스다.

가전사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도 AS때문이고, 나빠지는 경우 역시 대부분
AS의 미숙함에서 비롯된다.

상품의 질을 평가하는 데도 AS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 가전3사간의 "AS"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 LG 대우등 빅3 가전업체의 AS총책은 모두 투지와 커리어면에서
만만찮은 인물들로 배치돼있다.

김창헌 삼성전자고객지원본부장(부사장)은 업무쪽에서 잔뼈가 굵어 특히
관가의 마당발로 널리 알려져있는 인물.

올해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중책을 맡았다.

박상갑 LG전자 고객서비스담당상무는 영업 분야 베테랑으로 지난 95년
수도권서비스담당에 이어 올초부터 전자를 담당하고 있다.

송정웅 대우전자 고객만족담당상무는 대우건설 전자공장장 등을 두루
거쳤다.

최근 2~3년전부터 가전사들이 경쟁적으로 고객만족을 내세우면서
국내 가전사들의 애프터서비스 경쟁력은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섰다.

무상수리, 24시간내 수리, 불만때 수리비 환불 등의 각종 아이디어
싸움도 볼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본부장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다.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수준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당장 고쳐놓지 않으면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겠다"는 협박형에서부터
다짜고짜 "회사 대표를 바꾸라"는 윽박질형에 이르기까지 각종 전화에
시달리는 것도 서비스본부의 역할이다.

소비자들의 비합리적인 요구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상냥하게 대하는
건 AS부서의 기본이다.

애프터서비스는 바로 그 회사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