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자동화 정보화를 통해 최대의 난제로 꼽히는 고비용
생산구조를 개선토록하는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지난달 24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에 새로 임명된 박삼규전공업진흥청장
(57)의 각오이다.

신임박이사장은 지난 30년간 통산산업부에서 몸담아온 정통상공관료출신.
지난 87년부터 89년까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업무를 관장하는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을 역임한데다 94년에서 95년까지 중소기업청 전신인
공업진흥청장을 맡은 덕분에 중소기업지원업무엔 일가견을 가진 일꾼이다.

중진공이사장으로 발령받은지 이레째인 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중진공업무방향에 대해 밝혔다.

직원들로부터 전반적인 업무보고를 겨우 받았음에도 박이사장의
신조는뚜렷했다.

-중소기업구조개선을 위한 실질지원책이 있습니까.

"지금까지 중소기업을 위한 구조개선자금지원이 계획보다 미뤄지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따라서 올해엔 정부로부터 2조원의 구조개선자금을 배정받아 6천개업체에
이돈이 실제로 다 나갈 수 있도록 온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렇게 나간 돈으로 도입한 자동화기기가 잘 운용되도록 시화에 있는
자동화지원센터를 통해 2천명의 현장사원에 대해 실습도 시키겠습니다"

-요즘 자동화설비를 들여놓을 새 공장부지를 구하지 못해 야단입니다.

"중소업체들이 공장부지를 새로 구하기는 더 힘들죠.

이의 해결을 위해 중진공은 경산 포천 목포등 3개지역에 중소기업
전용공단을 조성, 올해안에 분양을마칠 예정입니다.

대도시지역에서 도시형업종공장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기업을 위해선
아파트형공장을 더 짓겠습니다.

서울 중계동과 전주 덕진동에 9개지역에 아파트형공장을 세워 곧
분양합니다"

-한보사태이후 연쇄부도로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중진공에선 부도방지를 위한 업무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곧 연쇄부도가 날지 모르는 기업에게 구조개선만 강조하는
건 무리일 것입니다.

때문에 중진공은 올해부터 중소기업회생특례자금을 지원합니다.

이를 위해 당초 1백억원의 자금을 마련했으나 한보사태이후 자금수요가
늘어나 2백억원을 은행자금으로 추가조성했습니다.

사업성과 기술력이 우수한데도 연쇄부도를 맞은 회사는 살려내야
합니다"

-구조개선을 하려면 사람도 개선해야겠죠.

"그동안 중진공이 자금지원에 치중하는 편이었으나 이제 중소기업을 위한
연수사업에도 큰 무게를 둘 작정입니다.

앞으로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누구나 안산에 있는 중진공
중소기업연수원을 거쳐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올해 약 4만6천명정도의 중소기업임직원을 교육시켜 현장에서 경영을
개선해나가는 일꾼으로 바꿔놓을 방침입니다.

중진공직원의 연수교육도 확대,모두가 중소기업컨설턴트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 생각입니다"

-현장에 직접나가서 지도하기도 해야죠.


"중진공엔 현장경험이 풍부한 지도사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올해안에 전국의3천4백개 업체를 찾아가 현장지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인도 이곳에 조용히 앉아서 보고만 받지 않고 전국의 중소기업현장을
찾아나서는 이사장이되겠습니다.

업무를 현장우선으로 추진하겠습니다"

< 이치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